오른손잡이 류현진, "날 왼손 투수로 만든건 아버지"

2013. 2. 21.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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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글렌데일(애리조나), 이상학 기자] "정말 오른손잡이인가?". 

미국 현지 기자들이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LA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26)이 실제로는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른손 잡이였던 그가 왼손 투수로 적응한 것처럼 메이저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현지 기자들의 긍정적 전망이었다. 

류현진은 태어날 때 오른손잡이였다. 그는 "지금도 밥 먹을 때나 탁구를 칠 때는 오른손으로 한다. 공 던지는 것만 왼손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타격도 오른손 타석에 들어서서 치는 '좌투우타'. '오른손으로도 공을 던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까이에서는 던질 수 있지만 멀리는 못 던진다"고 답했다. 

류현진이 야구를 시작한 건 10살 때였다. 그에게 주어진 것은 왼손 투수용 글러브. 어린 류현진이 이 글러브로 야구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왼손으로 공을 던지게 됐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아버지가 준 왼손용 글러브로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왜 그렇게 하셨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도 야구에서 왼손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신 게 아닐까"라며 웃어보였다. 

그러자 미국 기자들은 류현진 아버지 류재천씨에게도 관심을 나타냈다. '아버지가 야구 선수 출신이었냐'는 질문이 나온 것이다. 류현진은 "야구 선수는 아니지만 야구를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럭비 선수 출신"이라 답하자 미국 기자들이 류재천씨의 이름을 묻기도 했다. 류현진도 기분이 좋은듯 직접 영어 스펠링으로 답하기까지 했다. 

미국 취재진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를 마친 류현진은 한국 취재진에게 왼손 투수가 된 사연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사실 아버지가 왼손으로 안 던지면 죽여버린다고 하셨다. 왼손으로 안 던질 수가 없었다"고 폭로하며 껄껄 웃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류현진은 한국 최고의 왼손 투수로 국내 무대를 점령한 뒤 당당히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진출했다. 

아버지의 말은 류현진의 투구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류현진이 투수를 시작할 때부터 그는 아버지로부터 "홈런은 맞아도 절대 볼넷은 주지 말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홈런 맞은 날에는 오히려 격려받고, 볼넷을 주는 날에는 엄청 혼이 났다고 한다. 그 영향이었을까. 2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갖는 류현진은 "홈런을 맞더라도 볼넷은 절대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류현진의 대성공에는 아버지 류재천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확실한 야구관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아버지의 가르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waw@osen.co.kr

<사진> 글렌데일=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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