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이방인, 미국을 축구로 물들이다

2014. 7. 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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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축구 인기를 주도한 위르겐 클린스만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 불모지, 미국이 요즘 뜨겁다. 브라질월드컵 기간 이 광활한 땅은 축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독일에서 온 한 이방인이 바꿔 놓은 신선한 변화였다. 이제 미국은 축구를 도외시하지 않는다. 새로운 인식과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다양한 분석들이 오가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미국은 2일(한국시간) 새벽 5시 브라질 사우바도르에 위치한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벨기에에 1-2로 패했다. 경기 막바지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미국의 땀방울과 투혼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죽음의 조를 뚫고 오른 16강이었다. 일명 언더독의 반란. 미국의 유쾌한 도전 뒤에는 미국 국민들이 있었다. 월드컵 기간만큼은 미국에서 최고의 스포츠는 축구였다. 본래 축구는 미국에서 비인기스포츠의 이미지가 강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를 가지고 있는 타 종목, 농구와 야구, 아이스하키 등에 가려 축구는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월드컵 기간동안 신기한 변화가 생겼다. 하나 둘씩 이목은 축구대표팀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미국 CNN은 특집기사를 통해 새롭게 조성된 '축구 홀릭' 현상을 집중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언더독 활약이 미국인들의 축구DNA를 깨웠다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이뤄진 현상들이었다.

CNN은 "어떠한 월드컵에서의 경기보다 가장 위대한 언더독(미국 대표팀을 비유)의 승리는 미국 축구 역사상 가장 센세이션한 결과를 가능하게 했다"면서 달라진 축구의 위상에 감탄사를 날렸다.

다양한 수치들은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미국 대표팀의 경기 중 지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과 2-2 무승부를 거둔 이 경기는 TV시청자 2500만 명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 미국 월드시리즈가 기록한 평균 1500만 명의 시청자수보다 높고 NBA파이널, NFL 경기 평균 시청률을 훨씬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광장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 미국 CNN 홈페이지 캡쳐

이와 더불어 미국내 축구의 인기도는 상승곡선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표팀의 경기를 직관한 미국민 수는 430만 명 정도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280만 명에 비해 50% 이상 증가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 내 스포츠산업 관련계도 분주해졌다.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마케팅 산업과 투자도 서서히 축구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이다. SUM(미프로축구연맹 마케팅) 글로벌 후원 수석 부회장인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 추세라면 미국 축구 관중수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축구의 장미빛 미래를 설명했다.

미국 축구의 높아진 인기에는 클린스만 감독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클린스만은 흔들리던 미국 축구를 바꿔놨다. 늘 2% 부족했지만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조직력은 극대화됐고 색깔은 다이나믹해졌다. 이는 타 스포츠팬들까지 월드컵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좋은 결과들도 따라왔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은 죽음의 D조에 속했다. 당초 낮은 인기와 함께 미국내에서는 조기 탈락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은 포르투갈, 가나 등을 제치고 독일과 함께 16강 진출을 이루면서 단숨에 미국을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독일을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벨기에와의 16강전도 명승부를 연출했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미국 축구는 전진을 멈췄다. 하지만 성과가 있었다. 국민들의 높아진 지지도와 함께 미국 축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또한 대표팀의 활약이 국내 축구 인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준 대목이었다. 앞으로 이 기회를 이용해 미국 축구가 국내외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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