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부터 빈볼까지'..프로야구 전반기 10대 이슈

2007. 7. 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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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이상학 객원기자]2007 프로야구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시즌 전 한국프로야구를 둘러싼 암울한 기운은 사라진 가운데 이제는 장밋빛이 한국프로야구를 밝게 비추고 있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참패와 현대 유니콘스 해체 위기를 계기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은 프로야구 살리기에 합심하며 11년만의 대대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고, 그에 걸맞게 수많은 이슈가 쏟아졌다.

전반기를 뜨겁게 달군 프로야구 10가지 이슈를 되짚어본다.

◇ 사진 = 데일리안 이청원

① SK, 독주체제 구축

SK가 전반기를 독주체제로 마감했다. 전반기 81경기에서 46승5무30패로 승률 6할5리를 마크했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6할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 바로 SK다. 2위 두산과의 승차는 4.0경기.

시즌 초반부터 아슬아슬하게 선두 자리를 유지한 SK는 5월말과 6월초, 잠시 선두를 내준 뒤 다시 단독선두로 질주했다. 특히 6월19일 사직 롯데전을 시작으로 7월3일 대구 삼성전까지 11연승을 내달렸다. 2000년 창단한 이후 구단 최다연승 기록.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후 맹훈련을 거치며 무한경쟁 체제를 형성하며 내부 경쟁력을 강화한 SK는 팀 방어율(3.31)·득점(406) 1위에 오른 안정된 투타 밸런스로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게다가 벌써 인천연고 역대 최다관중(47만 6778명) 신기록을 세우며 시즌 전 목표대로 성적과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② 풍성한 대기록 속출

올 시즌 프로야구는 풍성한 대기록들이 대거 쏟아졌다. 가장 빛나는 기록은 양준혁(삼성)의 사상 첫 2000안타 달성. 양준혁은 6월9일 잠실 두산전에서 9회 이승학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대망의 2000안타 고지를 점령했다. 한국프로야구 출범 26년만의 쾌거.

'현역 최고령' 송진우는 최고령 출장·세이브에다 최초의 1만2000타자 상대 기록을 세웠고, 정민철(한화)은 최연소·최소경기 150승 및 20완봉승을 달성했다. 장성호(KIA)·구대성(한화) 역시 각각 최연소·최소경기 1500안타·200세이브를 이룩했다.

또한, 다니엘 리오스(두산)는 6월16일 문학 SK전에서 최초의 1이닝 3타자 9구 삼진, 손지환은 6월13일 대구 삼성전에서 최초의 무보살 삼중살 플레이를 성공시키는 진기록을 남겼다.

③ 11년만의 흥행몰이

1996년을 기점으로 프로야구 관중동원은 매년 하향곡선을 그렸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1999년·2003년 잠깐 관중수가 급증했지만 궁극적인 부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는 11년만의 대대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KBO가 목표로 정한 400만 관중도 이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전반기를 마감한 가운데 프로야구 관중은 지난해 대비 무려 52%가 늘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행에는 롯데·LG·두산 등 대도시 구단들의 호성적, 치열한 순위다툼, 노장선수들의 투혼, 해외파 선수들의 복귀 등 각종 호재가 겹쳤다.

물론 각 구단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스포테인먼트'를 기치로 내건 SK는 이만수 수석코치가 팬티 퍼포먼스를 펼쳤고, LG는 지하철 사인회 등으로 팬들에게 한 발짝 다가섰다.

④ 뜨거운 홈런레이스

야구의 꽃은 누가 뭐래도 홈런이다. 프로야구가 인기에 타격을 입었던 지난 10년간에도 홈런레이스가 뜨거웠던 시즌에는 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기대이상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뜨거운 홈런레이스다. 시즌 초반부터 양준혁을 비롯해 제이콥 크루즈(한화)·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김동주(두산)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이 홈런경쟁을 벌이더니 6월부터는 괴력을 뽐낸 클리프 브룸바(현대)까지 가세했다.

게다가 6월말부터는 심정수(삼성)·이범호(한화)까지 홈런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최대 무려 8명이 홈런레이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경쟁의식이 발동, 4년만의 40홈런 탄생과 함께 홈런왕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사진 = 데일리안 이청원

⑤ KIA의 최하위 추락

꼭 2005년의 재방송을 보는 듯하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자랑하는 '전통의 명가' KIA가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쳤다. 81경기에서 31승1무49패, 승률 3할8푼7리를 마크했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대 승률에 머물러 있다.

팀 방어율 6위(4.31)·득점 8위(295)에서 나타나듯 투타가 무너졌다. 물론 최하위 팀이 둘 중 하나라도 좋을 리가 없다. 사실 KIA가 최하위로 처질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 그러나 에이스 김진우가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을 보이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한 가운데 주축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쓰러졌다.

투수로는 장문석·전병두·이대진, 야수로는 최희섭·심재학·홍세완·장성호·이용규·김종국·김원섭 등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를 반복했다. 전력의 100%를 한 번도 가동하지 못했으니 최하위로 처지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⑥ 투고타저 완화되다

지난 몇 년간 프로야구는 극심한 투고타저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 현상에 극에 달했다. 2점대 방어율 투수가 무려 9명이었던 반면 3할대 타자는 불과 5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확 달라졌다. 2점대 방어율 투수가 3명으로 눈에 띄게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3할대 타자는 13명으로 늘어났다. 리그 방어율은 지난해 보다 0.27(3.58→3.85)이 상승했고, 리그 타율은 5리(0.255→0.260)가 올랐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0.32점(3.95→4.27)이나 올랐다.

투고타저 현상이 완화된 대신 투고타고의 평균적인 수치가 이뤄지기 시작한 모습. 투고타저의 완화에는 달라진 스트라이크존, 낮아진 마운드, 반발력 세진 공인구 등 대대적인 규정변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⑦ 노장선수 회춘시대

바야흐로 '회춘시대'라 할만하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색은 노장선수들의 맹활약이다. 2000안타를 달성한 양준혁은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이 39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다.

정민철 역시 제2의 전성시대를 맞았다. 36살의 나이에 양준혁과 함께 당당히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예비엔트리에도 발탁됐다. 전준호·김동수·이숭용 등 현대를 이끄는 노장 3인방의 활약도 놀랍다. 전준호와 이숭용은 3할3푼대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김동수는 우리나이 불혹임에도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외국인선수지만 35살의 리오스는 전반기 최고의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 안경현(두산)·이종열(LG)·최동수(LG)·조웅천(SK) 등도 나이를 잊은 투혼으로 회춘시대를 열고 있다.

◇ 사진 = 데일리안 이청원

⑧ 돌아온 해외파들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행몰이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바로 돌아온 해외파들의 활약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는 한시적으로 해외파 예외규정을 완화했고, 최희섭(KIA)을 비롯해 송승준(롯데)·이승학(두산)·채태인(삼성)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복귀했다.

지난해 LG와 입단계약을 체결한 봉중근(LG)·권윤민(KIA)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해외파들 모두 기대보다는 활약상이 떨어진다. 해외에서 활약하다 국내로 돌아온 선수들인 만큼 전성기적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적응과 준비라 할 수 있다. 특히 적응을 위한 준비단계가 중요하다. 모두들 하나같이 준비단계가 부족했던 것이 실패 요인이라는 지적. 후반기에는 적응단계를 마칠 때가 될 것이기 때문에 활약상이 기대되고 있다.

⑨ 감독들의 전성시대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 아닌 감독들이다. 연일 감독들의 이야기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반면 선수들은 소외된 느낌도 없지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감독 중심의 야구가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삼성 선동렬 감독은 물론이거니와 현대에서 LG로 옮긴 뒤에도 선전하고 있는 김재박 감독, SK를 독주체제로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 모두 감독 중심의 야구로 성공하고 있다.

다만 한화 김인식 감독만이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편이지만 그래도 김인식 감독은 '믿음의 야구'라는 트레이드마크와 함께 국민감독이라는 칭호를 얻은 인기감독이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감독 중심의 야구와 감독들의 전성시대는 오랜 시간 한국야구를 지배할 조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⑩ 계속되는 빈볼시비

전반기 막판부터 프로야구는 빈볼시비로 시끄럽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빈볼시비로 퇴장당한 경우는 3차례. 하지만 올 시즌은 전반기를 마감한 가운데 벌써 지난해와 똑같은 3차례 퇴장이 일어났다.

특히 최근에는 독주체제를 구축한 SK를 중심으로 빈볼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빈볼시비는 야구의 일부다. 그러나 볼썽사나운 난투극을 야기한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팬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선수 생명이 걸린 빈볼은 최악의 사태까지 야기할 수 있다. 선수들끼리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야 할 시점에서 빈볼시비를 벌인다면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출범한 프로야구의 의미마저 퇴색된다.

제2의 르네상스를 열어젖힌 올 시즌 흥행가도에도 자칫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계속되는 빈볼시비들은 불쾌지수 상승에 따른 불상사로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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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이상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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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편집 김태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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