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in] 우라와 레즈의 힘은?

2007. 10. 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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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와레즈 홈페이지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일본 J리그 챔피언 우라와 레즈가 K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 전북 현대(8강전)를 연파하고, K리그 챔피언 성남 일화(4강전)와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그들의 실력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열성적인 팬들 때문이다.

우라와는 이미 국내 팬들에게도 J리그에서 최고의 관중을 몰고 다니는 인기 구단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난 시즌 총 관중이 77만여 명이었고, 홈 경기 평균 관중이 4만5573명이었다.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수원 삼성의 지난 시즌 총 관중이 36만7478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의 관중 동원력을 가진 셈이다. 하지만 이는 수치상으로 나타난 것에 불과했다.

▲K 리그 경기장 분위기 휘어잡은 우라와 서포터스

K리그 관계자들은 전북과 대회 8강 2차전이 열린 지난 달 26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우라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원정 경기였음에도 불구, 전주까지 날아온 3000여명의 우라와 서포터스들은 전주 월드컵 경기장 분위기를 좌지우지했다. 마치 우라와가 홈 경기를 갖는 듯한 느낌을 들게 했을 정도였다. 3일 성남과 4강전이 열린 탄천 종합운동장에서도 비슷했다. 숫자는 500여명 선에 그쳤지만 우라와 서포터스는 일사불란한 서포팅으로 구장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수원 삼성, FC 서울 등 일부 구단외에 서포터스의 규모 자체도 크지 않은 K리그의 현실에서 우라와 서포터스는 신선하게 여겨질 만했다.

K리그 관계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이런 서포터들을 몰고 다니는 '우라와의 힘'이었다. J리그에서는 물론 외국에서 열리는 AFC 챔피언스 리그 경기까지 쫓아다니는 열성 팬들이 존재하는 이유 말이다.

▲우라와 팬들의 구단에 대한 높은 충성도

프로축구연맹의 신명준 과장은 '클럽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를 주목했다. 신 과장은 우라와 팬들의 충성도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경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맨유는 지난 7월 아시안 투어 때 J리그의 우라와, K리그의 FC 서울과 잇따라 경기를 펼쳤다. 비교가 가능했다.

신 과장에 따르면 FC 서울-맨유전이 벌어진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FC 서울보다 맨유를 응원하는 팬들이 더 많았던 반면, 우라와-맨유전이 열린 사이타마 경기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세계 정상의 클럽 맨유에 맞서는 그들의 팀 우라와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일본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국내 팬들에게 맨유는 한국이 자랑하는 스타 박지성의 팀이라는, 유대감이 있었던 반면 우라와는 그 같은 연결고리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당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순수하게 FC 서울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우라와 구단은 어떻게 팬들의 충성도를 높였을까

그렇다면 우라와 팬들의 팀에 대한 충성도는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달리 말하면 우라와 구단은 어떻게 팬들의 충성도를 높였는지 궁금해진다. K리그 구단들이 모두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는 대목일 수 있다.

일단 신 과장은 "분명한 이유를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우선 K리그 구단들과의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K리그 구단의 경우 대개 성적, 그리고 보유한 스타 등을 주된 관중 유인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우라와는 그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다. 우라와는 J리그 출범 후 하위권을 전전하다 99년에는 J2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까지 당했다. 성적은 2005년 천황배, 지난 해 J리그 우승 등을 기록하면서 돋보이기 시작했을 뿐이다. J2 리그로 떨어 졌을 때 오히려 더 많은 관중 들었다고 하니 성적과 충성도는 별개였던 셈이다. 오노 신지가 2006년, 툴리오가 2004년에 팀에 합류하는 등 스타 선수들을 보유한 것도 최근 일이다.

결국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다. 프로연맹의 한 관계자는 연고지 우라와시의 환경과 분위기를 제기한다. 우라와시는 도쿄에서 기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데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 야구단 등이 없어 이전부터 축구단에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사실 우라와는 J리그에서도 특별한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2005년 시즌의 경우 우라와는 총관중이 66만9000여명이나 됐지만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가 16만여 명에 그친 것을 비롯 J리그 대부분 구단의 총관중수는 20만~30만 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만 설명하는 것도 충분치 않다. 비슷한 환경의 구단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보다는 연고 정착을 위한 우라와 구단의 남다른 노력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제시된다. '우라와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나의 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고 지역 주민과 기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구단의 이익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등의 구단이 기울인 적극적인 노력이다. 클럽이 지향하는 철학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 클럽은 이익을 내기 위한 회사가 아니라 팬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시라토 우라와 홍보 부장의 말을 되새겨 볼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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