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선두권 위협하는 에버턴, 진격이 시작됐다

윤진만 2013. 12. 9. 08:30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데이비드 모예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감독이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언론은 지난여름 구단과 6년 계약을 체결한 그가 최근 성적을 내지 못하자 조기에 경질될 수 있다고 보도하며 부채질을 하는 형국이다. 만약 11년간 머문 에버턴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이 같은 '대우'를 받았을까? 누구보다 모예스 감독 자신이 에버턴 재임 시절을 그리워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버턴 구단은 모예스 감독의 공백을 더 이상 우려하지 않을 듯 하다. 최근 맨유와 비교되는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흡족해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후임 사령탑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 체제에서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현재, 20개 구단 중 최소패(1패)를 기록하면서 5위를 달리고 있다. 한층 더 공격적이면서 결과까지 챙겨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모예스의 맨유(9위)보다 4계단이나 위에 있는 것에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14라운드 맨유 원정에서 브라이언 오비에도의 결승골로 1-0 승리했을 때에는 속으로, 또는 겉으로 "모예스 없이도 우린 이 정도의 팀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을 법하다.

최근 행보를 볼 때 그런 생각은 당연하다.

맨유뿐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우승후보들의 발목을 연속해서 잡아왔다. 지난시즌 기준(6위)으로 상위권에 있던 5팀과의 맞대결에서 승점 8점(2승 2무 1패)을 챙겼다. 첼시, 맨유에 승리했고 아스널, 토트넘과 비겼다. 맨체스터시티에만 패했다. 객관적 전력에선 다소 밀리는 감이 있었지만, 막상 경기장 위에서 보인 경기력은 지난시즌 기준 '빅5'에도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짠물축구의 결과물로 보여진다. 에버턴은 아스널(11골)에 이은 최소실점 2위(14골)다. 경기당 평균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득점(23골)은 평균 34골에 육박하는 '빅5'와 비교할 때 적은 수치지만, 안정적인 수비 덕에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미랄라스, 피에나르, 루카쿠, 바클리 등의 공격 본능 때문에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운 팀 컬러로 보이지만 실상은 수비의 안정감에 기반하는 팀이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위건애슬레틱 감독 시절에도 선수비 후역습으로 잔류 드라마를 수 차례 '각본'한 적이 있다. 역습 위주의 공격 전략과 패스 능력을 갖춘 선수간의 '티키타카'로 상대 혼을 빼놓는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하는 도깨비 같은 팀이다.

에버턴이 최근 상승세를 토대로 올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내년이 되기 전 풀럼(홈)~스완지시티(원정)~선덜랜드(홈)~사우샘프턴(홈)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맨체스터시티(원정)~첼시(홈)~뉴캐슬(원정) 등 까다로운 상대와의 경기가 예정된 선두 아스널과는 대조되는 매치업이다.

얇은 스쿼드 때문에 후반기로 갈수록 힘이 달려 지난시즌과 같이 유럽클럽 대회 티켓을 따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르티네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선수들이 빠르게 이해하고 또 실천했다는 점,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겨버린 투쟁심, 바클리와 데올로페우라는 '초신성', 루카쿠라는 '득점 괴물'의 존재 때문에 미래는 밝아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