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감동의 90분, 가슴 벅찼던 이영표의 떠나는 길

정다워 입력 2013. 10. 28. 14:53 수정 2013. 10. 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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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한국축구의 큰 선수가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가 떠나는 마지막 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감동, 그리고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영표(36, 벤쿠버화이트캡스FC)는 28일(한국시간)는 벤쿠버의 BC플레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2013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했다.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은퇴경기를 가진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해 어느 때와 다름없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만석 이룬 BC플레이스타디움

벤쿠버는 지난 라운드에서의 패배로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최종전이기는 하지만 큰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장은 2만여명의 관중들로 가득했다. 카메라 앵글에 잡힌 경기장에는 빈 자리가 없었다. 이영표의 은퇴를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이토록 많은 팬들이 한 선수가 떠나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함께한 것이다. 응원석 곳곳에서 이영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걸개와 태극기도 발견할 수 있었다.

주장 완장을 찬 이영표, 두 딸들과 입장

이영표는 벤쿠버의 주장인 제이 드메릿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찼다. 드메릿은 이 경기 선발로 출전했지만, 은퇴경기를 치를 노장에게 완장을 맡겼다. 경기장에 마지막으로 입장하는 길은 이하엘과 이나엘, 두 딸이 함께했다. 이영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2만명이 넘는 관중들은 그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감동의 은퇴경기는 그렇게 막을 올렸다.

까밀로에 양보한 PK, 득점 후 감동의 세리머니

전반 42분 벤쿠버의 케쿠타 마네는 페널티구역 안에서 상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평소 페널티킥을 전담하는 까밀로가 킥을 성공시켰다. 그는 공을 들고 이영표에게 달려가 공을 건냈다. 곧 무릎을 꿇고 그를 껴안으며 떠나는 노장에게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선사했다. 사실 까밀로는 2골만 추가하면 리그 득점왕에 오를 수 있었다. 사전에는 은퇴경기 주인공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주기로 약속했지만, 이영표가 까밀로에게 양보한 것이다. 까밀로는 후반에도 2골을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더불어 득점왕 타이틀도 가져갔다.

후반 45분, 기립박수와 함께 떠난 이영표

3-0으로 앞선 후반 45분 벤쿠버의 마틴 레니 감독은 교체 명령을 내렸다. 마지막으로 기립박수를 받게 하려는 의도였다. 교체 신호를 확인한 이영표는 피치 위의 동료들과 악수, 혹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상대팀 선수도, 주심도 그에게 인사를 건냈다. 사이드라인으로 걸어가는 그의 뒤로 중계카메라는 '이영표 선수, 벤쿠버에서 뛰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담긴 걸개를 클로즈업 했다. 관중들도 이영표가 벤치로 향할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동료들의 헹가레를 받으며 은퇴경기를 마무리했다.

은퇴경기 소감 "잊지 못할 경기…나는 행복한 사람"

"내 평생 가장 기억에 남을 경기가 될 것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어린 시절,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훌륭한 팀에서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어 좋다. 팬들과 동료들, 팀의 모든 스태프들에게 깊이 감사의 뜻을 전한다. 밴쿠버 화이트캡스는 내 마음 속에 나의 팀으로 영원히 자리할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벤쿠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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