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먹튀 논란 토레스, 무리뉴 비호하에 완벽 부활

윤진만 2013. 10. 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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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리버풀 시절 잉글랜드리그를 호령한 페르난도 토레스(29, 첼시)가 명성,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토레스는 27일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안드레 쉬를레의 선제골을 돕고 직접 결승골을 작성하며 2-1 승리에 일조했다.

지난 22일 샬케04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 원정경기에서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3-0 대승을 이끈 뒤 근 5일 만에 이어진 대활약이다.

이날 선발 원톱 공격수로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의 선택을 받은 그는 전반 32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공을 허공에 날리며 실망시켰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장면을 잊고, 이내 아틀레티코마드리드(2001~2007), 리버풀(2007~2011) 시절 선보인 전성기 기량을 재현했다.

3분 뒤 상대 진영 우측면에서 공을 잡아 빠른 스피드로 우측면을 돌파, 레프트백 가엘 클리시를 벗겨내고 페널티 박스 안까지 대각선 침투하여 문전으로 오른발 낮은 크로스를 보내 쉬를레의 골을 만들었다.

완벽하게 자신감을 얻은 토레스는 쉬를레를 향한 논스톱 헤딩 패스로 수비진을 위협하는가 하면 상대 수비진 교란 후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대를 강하게 흔들기도 했다. 팀에 수세에 몰리면 자기진영 골문 부근까지 내려왔다. 줄 곳이 없으면 직접 드리블로 프리킥을 유도했다. 프리킥을 헤딩으로 연결하는 장면까지 선보였다. 움직임, 자신감 모두 나무랄 데가 없었다.

1-1 무승부 기운이 감도는 후반 44분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비록 상대 수비수 마티야 나스타시치와 조 하트 골키퍼의 불협화음이 빚어낸, 운이 따른 장면이었지만 끝까지 공에서 시선을 놓치지 않고 쫓아간 끝에 골을 만들 수 있었다.

토레스는 2011년 1월 5천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910억 원) 이적료에 리버풀에서 첼시로 이적한 뒤 잔부상과 계속된 골 침묵 등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었다. 2012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3년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일조했지만 지난 두 시즌 연속 한 자리 수에 그친 리그 득점 기록 때문에 실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무리뉴 감독이 포지션 경쟁자인 사뮈엘 에토를 영입하면서 토레스의 입지는 불안해 보였다. 에토, 뎀바 바와 번갈아 선발 출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토레스는 적다면 적을 수 있는 출전 시간에도 지난 8월 30일 바이에른뮌헨(UEFA 슈퍼컵), 9월 24일 스윈든타운(리그컵), 28일 토트넘홋스퍼(리그), 10월 22일 샬케전(UEFA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완숙한 경기력을 펼치면서 무리뉴 감독의 만족감을 이끌어냈다.

무리뉴 감독은 토레스의 리그 무득점 행진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즌들의 토레스는 다소 몸이 무겁고, 느려 보였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완벽하게 달라졌다. 지금은 그에게 따로 해줄 말이 없다. 그 스스로 내가 자신의 활약에 만족해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토레스는 명성과 고액 연봉의 뒤에 숨지 않고 늘 헌신적인 점이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토레스는 2007~2010 시즌 리버풀 소속으로 세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세웠다. 3년 반 동안 리버풀에서만 컵대회 포함 81골(142경기)을 넣었다. 당대 최강이라는 맨유의 센터백 듀오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낸드를 개인 기량으로 압도하기도 했다.

당시의 경기력을 되찾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샬케-맨시티 전에서 드러난 토레스의 스피드, 자신감, 승부욕, 득점력은 기대를 걸기에 충분한 요소들이다. 현재의 기세를 유지하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 대표팀 원톱의 첫 번째 옵션이 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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