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에서 핵이빨까지' 거침없는 수아레즈 쇼

2013. 4. 2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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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 수아레즈의 계속된 기행에 리버풀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SBS ESPN 중계화면 캡처)

리버풀이 또다시 '수아레즈 딜레마'에 빠졌다.

결정적인 순간 짜릿한 골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하지만 종종 철없는 언행과 종잡을 수없는 기행으로 팀을 사지로 몰아넣는 두 얼굴의 사나이, 루이스 수아레즈(26) 때문이다.

2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리버풀과 첼시의 대결은 그야말로 수아레즈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경기였다.

수아레즈는 후반 초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팀이 1-2로 뒤진 경기 종료 직전에는 극적인 동점 골을 터트리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경기에서 터진 4골 중 3골에 직-간접적으로 모두 수아레즈가 관여한 셈.

하지만 '수아레즈 쇼'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경기 도중 첼시 수비수 이바노비치의 팔을 깨무는 장면이 TV 중계에 포착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거 권투에서 마이크 타이슨이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깨물어서 '핵이빨'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고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비신사적 행위에 잉글랜드 축구협회도 이미 이 사건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수아레즈의 중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아레즈의 잇단 기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아레즈는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에도 상대 선수의 어깨를 깨물었다가 일곱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지난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 대표팀으로 8강 가나전에 출전해 문전경합 상황에서 완벽한 골을 고의적으로 손으로 쳐내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퇴장당한 경험도 있다.

리버풀도 수아레즈의 돌출행동에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데 이어 징계에 불만을 품고 악수까지 거부하며 논란에 시달린바있다. 수아레즈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리버풀마저 인종차별을 옹호한다는 비난여론에 시달리며 구단 이미지가 실추된 경험이 있다.

리버풀은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수아레즈의 핵이빨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사과했다. 이언 아이레 리버풀 단장은 이바노비치의 깨문 수아레즈의 행동에 유감을 표시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브렌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 또한 영상으로 수아레즈의 반칙장면을 확인하고 선수에게 주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아레즈는 리버풀에 그야말로 애증의 대상이다. 2010년 이후 사실상 EPL 빅4의 지위에서 밀려나며 부침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리버풀에게, 득점왕 후보인 수아레즈는 이제 몇 안 남은 월드 클래스급 플레이어다.

하지만 뛰어난 기량에 어울리지 않게 철부지 같은 행동으로 수차례 물의를 빚고 있는 수아레즈를 계속 감싸 안기에는, 명문구단을 자부해온 리버풀의 명예에 흠집이 날까 부담스럽다.

현지 언론과 리버풀 팬들도 수아레즈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수아레즈가 정신적으로 성숙해지지 않는 이상, 리버풀은 물론이고 EPL에서도 오래 머무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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