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스타] 독일 전차의 조종수 외칠, 발락 이상을 꿈꾸다

윤진만 2010. 6. 2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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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만년 유망주에 그칠 것만 같았던 메수트 외칠(22, 베르데 브레멘)이 전차군단 독일의 신형 엔진으로 거듭나고 있다.

터키 태생의 외칠은 천재 미드필더의 전형을 갖춘 선수다. 유연한 몸놀림과 재기 넘치는 침투 패스, 강력한 왼발을 갖췄다. 자신의 모국 대신 자신을 길러낸 독일을 선택해 2009년 U-21 유러피언 챔피언십에서 어린 전차군단을 이끌고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진가를 인정받았다.

한때 독일이 길러낸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찬사를 받았던 다이슬러의 재림이라는 평과 서서히 은퇴가 임박한 주장 미하엘 발락의 뒤를 이어 독일을 이끌 핵심이라는 고평가가 잇따랐다. 그만큼 외칠은 큰 기대를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나갔다.

지난 2009/2010 시즌에는 팀 동료 토니 크루스와 함께 완숙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중인 요하임 뢰프 감독의 마음까지 꿰찼다. 발락의 뜻하지 않는 부상 소식에도 뢰프 감독이 그나마 안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외칠에 대한 믿음이 한 몫 했다.

하지만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독일 언론에선 걱정의 눈초리를 보낸 것이 사실이다. 소속팀에서 부침을 겪던 루카스 포돌스키,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투 톱과 함께 이 뒤를 받칠 창의적인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를 걱정했다. 외칠이 분명 분데스리가에서 괄목할 만한 활약을 펼쳤지만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에서 독일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돌았다.

외칠은 그런 언론의 부정적인 시선을 본선 첫 경기인 호주전부터 바꿔놓았다. 미드필드진영과 공격진영에서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부여 받아 온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다. 카카우의 쐐기골을 도우며 월드컵 첫 공격포인트도 기록했다. 팀은 4-0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월드컵 통산 11호골을 넣은 클로제가 아닌 외칠이었다.

0-1로 패한 세르비아와의 맞대결에선 클로제의 퇴장이 겹치고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외칠은 23일 열린 가나와의 본선 최종전에서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후반 15분 이날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리며 독일에 16강 진출을 선물했다. 앞서 1승 1패로 16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웠던 독일은 외칠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가 걸어간 몰락의 길을 걸어가지 않을 수 있었다.

외칠은 고작 스무 두 살의 신예다. 그런 그가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 클로제, 필립 람 등 베테랑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능력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독일에 준우승 징크스를 안긴 발락보다 더 큰 영광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들 정도의 활약상이다. 16강에서 맞붙을 잉글랜드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도 벌써부터 외칠 봉쇄에 대한 강구책을 마련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Joe Toth/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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