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측, "방출은 사실 아니다. 왜 죽이려고 하는지.."

2010. 1.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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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팀에서 훈련을 마친 후 물을 마시고 있는 이천수. < 스포츠조선DB >

 "왜 중동 언론이 이천수를 죽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천수의 최측근이 29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다급한 목소리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28일 오후 인터넷 축구 뉴스 사이트 '골닷컴 아랍'이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 구단과 이천수가 계약 종료에 합의했고, 아직 보상금에 대한 내용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것에 대한 이천수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골닷컴 아랍의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 부인한 그는 "이천수는 사우디아라비아리그 경기 출전을 위해 매일 팀 훈련을 잘 따르고 있다. 그 보도 후 이천수의 독일 출신 외국인 에이전트가 구단에 확인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구단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현재 30일 벌어지는 알 아흘리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부연설명이다.

 그렇다면 골닷컴 아랍은 왜 이번을 포함, 두 차례나 이천수의 방출 기사를 보도했을까. 이천수 측의 설명은 이렇다. 이천수는 지난해 7월초 임차 구단 전남 드래곤즈와 볼썽사납게 결별한 후 알 나스르와 계약기간 1년, 연봉 12억원(추정치), 이적료 70만유로(추정치)의 조건에 합의, 이적했다. 이천수가 받고 있는 연봉은 팀내에서도 상위권이다. 그는 이적 후 7개월여간 사우디리그에서 3골-1도움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닷컴 아랍은 고액 용병 선수로 분류되는 이천수가 투자 대비 효과 면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구단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말에 이어 또 방출 기사를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천수가 경기력 이외의 부분으로 구단에 미움을 사는 점은 없을까. 알 나스르 구단 사정에 밝은 한 축구인은 "현재 알 나스르 구단이 선수들에게 제때 월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월급을 달라고 얘기하지 못하는데, 이천수가 과감하게 월급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행동이 혹시 구단을 자극했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알 나스르는 메인 유니폼 스폰스 기업 STC(사우디텔레콤)의 후원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구단은 STC가 때마다 지급하는 돈을 나눠 선수들에게 임금을 주기 때문에 월급 지급이 불가피하게 뒤로 밀린다. 전문가들은 K-리그 처럼 용병들에게 매달 정해진 날짜에 월급을 지급하는 해외리그는 흔치 않다고 말한다.

 이천수 측근은 "이천수는 알 나스르에서 남은 계약 기간을 다 채울 것이다. 정규리그가 거의 종반이고, 걸프컵과 사우디 컵대회가 남은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게 본인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천수는 알 나스르와 오는 6월말 계약이 종료된다. 지난해말 구단 쪽에서 재계약 의사를 살짝 비치기도 했지만 이천수 측은 논의를 길게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시즌 남은 기간 동안 이천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향후 행보가 좌지우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천수는 지난해 7월 K-리그를 떠나는 과정에서 무단 이탈을 해 전남으로부터 임대 기간 중 임의탈퇴라는 초유의 징계를 받았다. 따라서 이천수가 K-리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전남과 얽힌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임의탈퇴를 우선 풀고, 전남에서 남은 임대기간 6개월을 뛰든지 아니면 자유계약선수로 풀려나야 한다. 하지만 전남 구단은 "너무 좋지 않는 모양으로 우리 구단을 떠났다. 현재로선 이천수를 보고 싶지 않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2009~2010시즌이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사우디리그에서 알 나스르(승점 30)는 29일 현재 4위(총 12개팀)다. 5경기를 남긴 알 나스르는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따기 위해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3위는 3경기를 남긴 알 이티하드(승점 36). 따라서 알 나스르는 최근 조커로 잘 기용하고 있는 이천수 등의 선수를 내보는 것 보다 어떻게 하면 전력을 증강시켜 순위를 끌어올릴 지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이천수가 아닌 브라질 수비수를 내보내고 득점력을 강화시켜줄 용병 공격수 보강 얘기도 돌고 있다. 실제로 알 나스르는 리그 17경기에서 29득점(20실점)을 기록, 골결정력이 상위권팀치고는 크게 떨어졌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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