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드러낸 오릭스..국대 드림팀 싹쓸이?

2012. 8. 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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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가 치고, 류현진이 던지고, 오승환이 막는 꿈의 조합이 탄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연합뉴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현재 국내에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파견된 스카우트들이 때 아닌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입국한 이유는 30일 잠실과 목동구장에서 시작된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목적은 하나 더 있다.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는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회 시작 전부터 각 팀의 스카우트들은 예정보다 일찍 국내에 들어왔다. 이들은 야구장을 찾아다니며 주목해뒀던 선수들을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오릭스는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팀 가운데 하나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지난 26일 LG와의 잠실 원정을 앞두고 "오릭스 스카우트가 오승환을 보고 곧바로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라며 "150㎞가 넘는 직구에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는 데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오릭스 스카우트의 움직임은 지난 23일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문학구장에서도 감지됐다. 당시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지만 7.2이닝동안 9개의 삼진을 잡으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KIA와 SK의 에이스 윤석민과 김광현도 오릭스 레이더망에 포착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 오릭스의 한국 사랑(?)은 대단하다. 지난해 박찬호, 이승엽에 이어 올 시즌에는 이대호까지 영입하며 본격적인 한국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승엽과는 연봉 1억5000만엔(약 22억원), 박찬호와는 연봉 120만 달러+100만달러 인센티브에 계약을 했고, 이대호에게는 최고급 대우인 2년간 7억 6000만엔(약 110억원, 계약금, 옵션 포함)을 안겼다. 모두 일본 내에서도 만만치 않은 액수다.

또한 국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물론 무라야마 요시오 구단 본부장까지 모두 총출동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이토록 열과 성의를 다해 투자하는 뚜렷하다. 성적 면에서 실망스럽더라도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각 구단에게 홈경기 중계권이 주어지는 일본에서 오릭스는 지난해 72경기의 홈경기 중계권을 한 방송사에 약 1억엔에 판매했다. 여기에 약 1억엔을 받고 국내 한 포털사이트의 유니폼 광고 스폰서도 유치했다. 오릭스가 이승엽, 박찬호에게 지급한 연봉은 약 2억4000만엔(박찬호 옵션 미달)으로 고작 4000만엔으로 한국인 투, 타 레전드를 보유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영입한 이대호는 성적에서도 큰 효과를 본 케이스. 특히 팀의 오랜 고민거리이던 우타 거포의 목마름에 단비를 적셔줬다. 현재 홈런과 타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대호는 빈약한 오릭스 타선에서 군계일학으로 빛나고 있다.

오릭스는 벌써 3명의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국내에 '친한(親韓)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는 한국 내 진출해있는 오릭스 저축은행과 오릭스 캐피탈 코리아, 한국 오릭스 렌텍 등 리스를 중심으로 한 금융서비스업 브랜드 네임의 가치를 높이게 된다.

오릭스의 다음 타깃은 올 시즌을 끝으로 해외진출 자격을 얻게 되는 류현진과 오승환이다. 올해 7시즌 째를 맞고 있는 이들은 구단 동의 하에 포스팅시스템을 거쳐 해외 구단 이적이 가능하다.

한국 프로야구 '넘버원' 투수인 류현진은 올림픽과 WBC 등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여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빈약한 타선 지원으로 고작 5승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류현진의 해외진출을 부추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선발진이 약한 오릭스는 류현진의 가세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오승환의 해외진출도 가능성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 중인 오승환은 3번의 우승반지와 두 차례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해 국내에서 더 이룰 목표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오릭스의 뒷문은 키시다 마모루(30)가 지키고 있지만 종종 불안한 모습을 보여 마무리보다는 스윙맨 역할이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오릭스가 한국 최고의 선발과 마무리를 동시에 영입하게 된다면 전력 이상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대호가 치고, 류현진이 던지고, 오승환이 막는다는 그림은 국가대표팀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오릭스의 무라야마 본부장은 지난해 이승엽 입단기자회견에서 "오릭스 연고지인 오사카는 일본 내 재일교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또한 오사카와 서울은 비행기로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한국팬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오릭스의 홈 관중은 일본 내 야구 인기하락과 팀 성적 부진 등이 겹치며 몇 년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호가 맹활약한 올 시즌도 약 6%의 관중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산 특급 3명이 모두 모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오사카 교민들뿐만 아니라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국내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오릭스라는 또 하나의 국민 구단이 탄생할 수 있다. 계산에 능한 오릭스 구단 측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을 제시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지 올 겨울 오릭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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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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