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나를 선택해?' 류현진, 분노의 MLB 첫 타점

2013. 5. 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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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로스앤젤레스, 김태우 기자] 점수를 더 줘서는 안 되는 투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었다. 타자를 거르고 투수를 선택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쪽의 심정은 달랐을지 모른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상대의 고의사구 전술을 비웃으며 메이저리그(MLB) 통산 첫 타점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비록 실점은 2점이었지만 MLB 데뷔 이래 최고 피칭이었던 지난달 26일 뉴욕 메츠전보다 더 깔끔한 투구였다. 한편 12개의 탈삼진은 다저스 루키로서는 1995년 노모 히데오(13개) 이후 최다 기록이기도 했다.

이처럼 마운드에서도 완벽한 모습이었지만 류현진은 이날 타석에서도 또 한 번의 재능을 뽐냈다. 지난달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보름여 만에 안타를 신고했고 MLB 첫 타점의 감격도 누렸다. 원맨쇼였다.

상황도 극적이었다. 류현진은 2회 무사 1,2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희생번트를 댔으나 상대의 압박 수비에 걸려 2루 주자 엘리스가 3루에서 잡혔고 류현진 자신도 1루에서 아웃되며 병살타로 물러났다. 다행히 후속타자로 나선 헤어스톤과 푼토가 연속 적시타를 때리긴 했지만 마음의 부담이 될 만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은 5-1로 앞선 3회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 투수 호르헤 데 라 로사는 2사 2루에서 유리베를 고의사구로 걸렀다. 타자인 유리베를 거르고 투수인 류현진을 상대해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의지였다. 더 점수를 주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다저스 쪽으로 넘어가는 상황이기에 이해가 가는 전술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를 비웃었다. 작심하고 배트를 움켜쥐었다.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무리하게 타석에 임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어느새 타자의 공격성을 띄고 있었다. 볼 카운트가 1B-2S로 몰린 상황에서 커브를 골라냈고 이후 90마일이 넘는 두 개의 직구를 커트해냈다. 데 라 로사의 결정구를 그렇게 차분히 건드리며 감을 조율한 류현진은 7구째 92마일(148㎞) 직구를 때려 우중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맞는 순간 안타를 예감할 수 있는 공이었다.

콜로라도로서는 고의사구 전략이 완벽하게 실패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선수들의 받는 심리적 타격은 더 컸다. 반대로 다저스 선수들은 기가 살았고 이는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냈다. 류현진이 스스로 경기의 흐름을 지배하는 순간이었다. 이날의 영웅은 누가 뭐래도 류현진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 @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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