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메모] LG 에이스 봉중근 불펜 대기 자청
LG의 왼손 에이스 봉중근(30)이 위기에 빠진 불펜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봉중근은 4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박종훈 감독에게 이날 불펜 대기를 자청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뜻은 고마우나, 아직은 괜찮다. 선발로서 임무에 더욱 충실하라"며 봉중근의 어깨를 두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봉중근의 불펜 등판은 무산됐지만, 어려운 팀 마운드 사정상 보직을 가리지 않고 희생하겠다는 봉중근의 태도에 박 감독은 후한 점수를 줬다. LG는 올시즌 봉중근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발 마운드도 위태위태하지만, 중간 이후 마운드를 끌어갈 계투진에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황.
3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선발 더마트레가 2와3분의2이닝 만에 강판당한 뒤 서승화를 시작으로 무려 7명의 투수가 등판했지만 난타전 끝에 13-14로 석패하고 말았다.
이 경기를 지켜본 뒤 결심을 굳힌 봉중근이었다. 불펜 대기를 한다고 해도 선발 등판 스케줄에는 크게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지난달 30일 잠실 넥센전에 나섰던 봉중근은 정상적으로 5일 쉬고 6일 대전 한화전 등판 예정이다. 그러나 월요일이 끼어 있어 불펜 피칭 차원에서도 1이닝 정도는 소화할 수 있다.
박 감독은'에이스 보호'차원에서 봉중근의 뜻을 고사했지만, 에이스의 희생 정신은 LG 마운드를 든든하게 하고 있다.
잠실=성환희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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