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드 은퇴] 18년 앨범 속 소중한 다섯 프레임

문슬기 기자 2016. 11. 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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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스티븐 제라드(36)가 은퇴를 선언했다. 프로 18년 동안 제라드의 소속팀은 리버풀과 LA갤럭시뿐이었다. 지난 세월 속엔 처음, 감독, 슬픔 등 그의 다양한 축구 이야기가 녹아있다.

제라드는 25일(한국시간) 은퇴 성명을 내놓았다. "최근 내 미래와 관련한 각종 언론 보도가 나왔다. 최종적으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리버풀, 잉글랜드 대표팀, LA갤럭시에 속해 있으면서 접한 모든 순간에 감사한다."

제라드는 리버풀에서 17년, LA갤럭시에서 1년을 보냈다. 그 사이 2000년부터 2014년까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오랜 시간 선수로 뛰었던 만큼 그라운드 위엔 다양한 추억이 새겨져 있다. 제라드의 18년 앨범을 들춰 5가지의 소중한 경기를 꼽았다. 경기는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1. 1998년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리버풀 2-0 블랙번 : 28번 소년의 프로 데뷔전

리버풀과 블랙번의 `1998/199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경기가 종료되기 직전이었다. 벤치 근처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제라드는 등번호 28번을 달고 후반 45분 그라운드에 입성했다. 리버풀이 2-0으로 이기고 있었고, 리버풀의 승리가 유력했던 때였다. 제라드는 풀백 베가르드 헤겜와 교체 투입됐다. 이 경기는 제라드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18세 소년의 출전에 적잖은 팬들이 궁금증을 가졌다. 제라드는 주목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1987년부터 10년 동안 리버풀 유스 팀에서 뛰었지만, 그저 성실하고 활기 넘치는 선수 정도로 전망됐다. 당시 기준으로 훗날 제라드가 리버풀과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2. 2001년 9월 1일
독일 1-5 잉글랜드 : 제라드의 A매치 데뷔골 터지던 날

제라드의 A매치 데뷔전은 2000년 5월 31일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이뤄졌다. 데뷔골은 그로부터 1년 4개월 뒤 터졌다. 상대는 독일이었다. 잉글랜드와 독일은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붙었다. 제라드는 닉 밤비,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허리를 맡았다. 경기가 열린 독일 뮌헨의 올림픽 스타디움엔 총 6만 2,788명의 관중이 있었다.

제라드의 A매치 데뷔골은 전반 추가시간 3분에 터졌다. 이전까지 잉글랜드와 독일은 1-1로 비기고 있었다.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제라드가 1골을 추가하면서 잉글랜드가 주도권을 잡았다. 제라드의 득점을 바탕으로 잉글랜드는 후반전을 장악했다. 오웬이 전반전 1골에 이어 2골을 더 넣으면서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에밀 헤스키가 쐐기골까지 넣어 5-1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제라드의 득점이 잉글랜드 대승의 시작점이었다는 데서 의미가 깊었다.

3. 2005년 5월 25일
리버풀 3-3 AC밀란 : 이스탄불의 기적

두 말 하면 입 아픈 역사적인 경기다. 제라드 역시 은퇴 인터뷰를 통해 "2005년 AC밀란과 치른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리버풀은 마이클 오언을 레알마드리드로 떠나보내면서 전력이 약해진 상태였다. 리버풀은 어린 주장 제라드를 앞세워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토너먼트에서 레버쿠젠, 유벤투스, 첼시를 차례로 꺾어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다른 토너먼트 경기와 달리 단판전으로 진행됐다. 상대는 AC밀란이었다. 경기는 AC밀란이 주도했다. AC밀란은 전반전에만 3골을 넣고 앞서갔다. 이번에도 제라드가 나섰다. 제라드는 후반 9분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탄력을 받은 리버풀은 후반 11분에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15분에 동점골까지 만들었다.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가서야 갈렸다. 상대 1, 2번 키커가 연속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리버풀은 안정적으로 그물망을 흔들었다. 승부차기 3-2 스코어로 리버풀의 우승이 완성됐다. 리버풀 역전 우승의 주역은 단연 제라드였다.

4. 2014년 5월 5일
크리스털팰리스 3-3 리버풀 : 또다시 우승 좌절

당시 리버풀의 간판 골잡이였던 루이스 수아레스(현 레알마드리드)의 눈물 경기로 유명하다. 이 경기 전까지 리버풀은 리그 선두였다. 그러나 36라운드에서 첼시에 패하고, 선두 경쟁 중인 맨체스터시티가 리버풀보다 1경기가 더 남아 불안한 상황이었다. 리버풀이 리그 우승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리버풀은 크리스털팰리스를 상대로 3-0으로 앞서가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1분을 남기고 크리스털팰리스에 3골을 허용했다. 경기는 3-3으로 끝났다. 리버풀은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우승의 꿈도 날아갔다. 이날 제라드는 전반 18분 정확한 코너킥으로 선취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이 비기면서 그의 기록도 효력을 잃었다. 수아레스는 울었고, 제라드는 고개를 숙였다. 결국 우승 트로피는 맨시티에 돌아갔다.

5. 2015년 7월 11일
LA갤럭시 2-1 클럽아메리카 : 리버풀 떠난 영웅

제라드의 LA갤럭시행은 2015년 1월 7일 알려졌다. 제라드는 2014/2015시즌을 마치고 리버풀에서 LA갤럭시로 옮겼다. 원클럽맨으로 남을 것 같았던 제라드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제라드의 LA갤럭시 데뷔전은 그해 7월 11일 클럽아메리카전에서 이뤄졌다. 제라드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전반전만 소화했다. 정식 리그 데뷔전은 7월 17일에 열린 SJ어스퀘이크전이었다. 제라드는 이 경기를 시작으로 2015시즌에 14경기 출장 1,254분을 뛰었다. 올해는 22경기에 나서 1,535분을 소화하면서 LA갤럭시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지난 5일 열린 콜로라도라피즈전은 제라드의 은퇴 경기로 기록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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