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 스토리①]석현준에게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물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 1. 15. 1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의 표정과 육성까지.

다양한 종목, 많은 선수들과 인터뷰를 했지만 바로 '그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 석현준(25·FC 포르투)의 눈빛은 여전히 잊기 힘들다. 그리고 반드시 포르투갈 내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석현준이 간절히 원했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석현준의 에이전트인 S&B 컴퍼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FC 포르투로 이적했음을 알렸다. 계약 당사자간 합의에 따라 이적료와 계약 기간은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을 통해 무려 2020년까지 4년 6개월간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FC 포르투. 그 이름만으로 포르투갈을 넘어 세계적인 명문클럽 중 하나다. 축구계의 거상을 얘기할 때 1순위로 얘기되는 팀이자 데쿠(은퇴), 라다멜 팔카오(첼시), 하메스 로드리게스, 페페(이상 레알 마드리드), 헐크(제니트) 등을 배출하고 조세 무리뉴,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과 같은 세계적 명장이 거친 팀이 바로 포르투다.

석현준은 이적설이 돌때마다 항상 얘기했다. "해외 클럽은 생각지 않는다. 일단 포르투갈 내에서 최고가 되지 못한다면 어딜 가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르투갈 내의 명문클럽으로 이적해 그곳에서 최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석현준은 이번 이적으로 벌써 7번째 팀을 거치게 됐다. 이제 20대중반인 선수치고 상당히 잦은 이적이다. 네덜란드-포르투갈-사우디-포르투갈을 거친 힘든 여정이었다. 영어권 국가도 아니고 한국선수는 거의 가지 않는 특이한 무대를 혼자 전전하던 석현준이었다. 분명 일반적인 한국선수들과는 홀로 다른 행보를 걸었고, 특이하다보니 주목도도 덜했다.

그래서 아직 국가대표에 재승선도 못하고 포르투갈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던 2015년 어느날, 석현준에게 기자는 물었다. '왜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냐'고. '한국에 들어오면 당신 정도 실력이면 좋은 팀에서 괜찮은 대우 받으면서 가족, 지인들과 옆에서 함께 지내며 축구할 수 있지 않냐'고.

그러자 석현준은 말했다.

"축구 선수 생활이 끝나면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게 제 인생 목표예요. 맞아요. 기자님 말씀대로 여기서 유럽 도전을 포기하면 국내에서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얻을 수도 있겠죠. 좀 더 많이 지켜보시니까, 국가대표로도 편하게 선발될 수 있겠죠. 그런데 제가 만약 여기서 포기하고 유럽으로 떠난다면 정말 후회를 많이 할 것 같아요.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겠지만 그건 좀 더 나이가 먹어도 어떻게든 할 수 있잖아요? 이미 축구 선수가 끝난 뒤에는 지금 이 도전은 하고 싶다고 해도 다시는 할 수 없는 거예요."

석현준은 아약스시절 유벤투스와의 유로파리그 경기에도 출전하며 이미 유럽무대도 경험했다. 하지만 '그 경기'는 뛰지 못했다고 했다. 몇몇 국내 언론에서는 석현준이 '그 경기'에는 뛰었다고 했지만 이는 모두 오보였다. 석현준 역시 "벤치에만 있었지,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석현준은 말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고. '그 꿈'에 대해 설명할 때 석현준의 표정과 말투, 다짐은 참으로 인상 깊었다.

"카메라가 일렬로 도열한 선수들을 한 명씩 비추잖아요. 그리고 카메라가 지나갈 때 울려 퍼지는 그 음악, 제가 만약 그 현장에 직접 있다면 온몸에 전율이 흐를 것 같아요. 물론 아약스 시절에는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 하면 되지'하고 가볍게 생각했죠. 지금까지도 그 기회를 잡지 못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요. 하하."

물론 올 시즌에도 석현준은 '그 무대'를 밟을 수 없다. 하지만 포르투라면 '그 무대'를 언제나 밟아왔고 다음 시즌이면 별일이 없는한 무난히 함께할 것이다. 그렇기에 석현준은 주저않고 포르투를 택했으리라.

석현준의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그 꿈'을 이룰 때까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고 나면 그 무대에서 최고가 돼 자신이 꿈꾸는 또 다른 곳을 향해 달릴 것이라고 했다.

"대체 언제까지 도전할건가요?"

"일단,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때까지요."

S&B컴퍼니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