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카드에 '상징'을 담은 레알과 바르샤

김정희 2015. 5. 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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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경기 중 선수를 바꾸는 '교체'의 의미는 보통 해당 경기에 국한된다. 경기 안에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역전을 위해, 혹은 리드를 지키기 위해 쓰인다. 그런데 간혹 이 교체의 의미가 경기 그 자체를 넘어설 때가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시즌 최종전서 쓴 교체 카드 두 장이 그러했다. 이들은 교체 카드에 '전설의 계승'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24일 새벽(한국 시각) 스페인 전역에서 2014-2015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종전(38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각각 1·2위로 순위가 정해진 상태서 경기를 치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에 상징적 의미를 담아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더 나은 미래를 약속했다.

누 캄프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의 경기는 바르셀로나 최전성기를 이끈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의 홈 고별전이어서 의미가 각별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 전 '#6RACIESXAVI'(사비의 등 번호 6번과 감사하다라는 의미의 GRACIES의 합성)라는 메시지와 사비의 사진이 담긴 거대한 걸개를 내걸어 사비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사비는 선발 출전해서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팬들은 사비의 일거수일투족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존중을 표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사비가 교체돼 나갔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사비가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경기를 마치게 하려고 일부러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사비와 교체된 이는 바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였다. 사비와 함께 스페인과 바르셀로나의 최전성기를 이끈 '마법사'이자 사비가 스스로 자신을 뛰어넘을 선수라 인정한 이니에스타를 떠나는 사비와 교체시켜준 것이다. 지난 세월 사비가 했던 팀의 '기둥'이자 '두뇌'로서의 역을 이니에스타에게 물려준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긴 교체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서도 상징적 교체가 나왔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영입한 유망주 마르틴 외데가르드를 출전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미 노르웨이 성인 국가대표팀 데뷔전까지 치른, 10대 중 세계 최고 재능으로 꼽히는 외데가르드는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 노선이 '갈락티코'에서 '유망주 중심 정책'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선수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외데가르드를 후반 1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교체시켜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호날두는 이전까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었다. 헤타페의 공세가 거세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에게 상징을 보이는 것을 택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호날두가 10대 유망주인 외데가르드와 교체된 것은 훗날 외데가르드가 최고 선수로 성장할 경우 분명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될 장면이 될 것이다. '전설의 시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붙을 수 있는 장면이다.

이 교체카드 두 장을 통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라 마시아'의 역작 중 하나인 이니에스타를 통해 철학을 고수하고 발전시킬 것을 천명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새로운 영입 정책으로 새 시대를 열 것이라 예고했다.

이번 시즌에는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끝났지만, 미래에는 또 양상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이번 최종전서 보인 교체 카드의 의미를 잘 실현하는 쪽은 어디가 될까?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두 거함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글=김정희 기자(kimjh0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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