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아드보카트, 그는 정녕 취직의 신인가?

홍재민 2015. 3. 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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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취직은 집 같다. 한강 다리 건너면서 보면 집 정말 많다. 그런데 내 집은 없다. 길거리는 사원증을 목에 건 회사원들로 넘쳐난다. 그런데 나는 백수이다. 취직은 쉽다. 그리고 어렵다.

여기 네덜란드 축구 지도자가 한 명 있다. 그는 취직의 신(神)이다. 그에게 취직은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쉽다. 올해 68세 나이로 '또' 취직하셨다. 그것도 세상 모든 지도자가 부러워하는 직장, 프리미어리그 클럽이다. 지도자 경력 21번째 직장. 쉼 없이 일하고 쉼 없이 옮겨 다닌다. '대다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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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이력서는 매우 길다

디르크 니콜라스 아드보카트. 너무 길어 우리는 그를 '딕 아드보카트'라고 부른다. 그의 이력서는 엄청나게 빼곡하다. 한두 장으로는 그의 족적을 모두 담을 수 없다.

지금까지 아드보카트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자. 우선 선수로 그는 덴 하그, 샌프란시스코 게일즈, 로다JC, VVV벤로, 시카고 스팅, 덴 하그, 시카고 스팅, 스파르타 로테르담, 버쳄 스포트, 위트레흐트에서 뛰었다(아 힘들어).

이제 지도자(감독, 코치) 간다. DSVP에서 시작해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HFC할렘, SVV,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FC도르트레흐트,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PSV에인트호번, 레인저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UAE, 대한민국, 제니트, 벨기에 국가대표팀, AZ알크마르, 러시아 국가대표팀, PSV에인트호번, AZ알크마르, 세르비아 국가대표팀 그리고 선덜랜드이다(이 양반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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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쉬지 않는다

"새 신발을 사기 전에 헌 신발을 버리지 말라." 명언이다. 대책 없이 사표 던지고 나서 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쉼 없는 구직 스케쥴로 출퇴근 공백을 최소화하는 '치밀파'도 있다. 아드보카트는 치밀하다.

현역 은퇴가 가까워진 1982년, 부업으로 아마추어팀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원래 제안 받은 형이 동생 딕에게 넘긴 기회였다. 1984년 현역을 은퇴하곤 곧바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취업했다. '전설' 리누스 미헬스 감독에게 잘 보인 덕분이었다.

PSV에인트호번에서 잘나가는가 싶었는데 1998년 사임했다. 왜냐면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에서 불렀다. 2001년 12월 레인저스의 풋볼 디렉터로 승진(?)했다가 그만뒀다. 왜냐면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이 불렀다. 2005년에는 UAE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한달 만에 때려치웠다. 왜냐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오라고 해서.

한반도 전체가 "2006년 월드컵 컴온~"이라고 외치는 동안 아드보카트는 러시아 클럽 제니트와 살짝 만나 계약서에 도장을 꾹 찍었다. 2009년 8월 제니트와 결별했는데, 당시 제니트는 "벨기에 국가대표팀과 계약한 이후 성적이 급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0년 벨기에 국가대표팀에서 약간 덜컹거리나 싶었는데 결국 사임했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졌냐고? 아니다. 러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직했기 때문이다. 유로2012 본선에서 러시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아드보카트는 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PSV에인트호번 감독으로 가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아드보카트는 근면성실하고 치밀하다.

# 그의 인맥은 끝내준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그는 형 덕분에 지도자 첫 취업을 할 수 있었다. 형이 "야, 이거 너 해"라고 해서 감독으로 입문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는 리누스 미헬스의 사랑을 받았다. 미헬스 감독 아래서 아드보카트는 '럭셔리' 지도자 수업을 받으며 경험을 쌓았다.

유로1992에 나선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정식 감독은 미헬스였다. 하지만 미헬스는 이 대회를 '애제자' 아드보카트의 OJT 과정으로 삼는다. 미헬스라는 우산 아래에서 아드보카트는 메이저 대회의 경험을 얻어 본격적인 주류 감독으로 떠올랐다.

레인저스 시절에는 데이비드 머레이 회장이 아드보카트를 든든하게 밀어줬다. 12년 만에 처음 무관 시즌을 보낸 레인저스는 명예회복을 위해 아드보카트에게 "원하는 선수 있으면 다 말해"라며 도왔다. 덕분에 아드보카트와 레인저스는 스코틀랜드 절대강자의 입지를 되찾는다.

제니트를 사들인 <가즈프롬> 고위층과도 줄을 댔다. 2006년 월드컵에서 한국에 조별리그 탈락을 선물하곤 곧바로 러시아로 날아갔다. 제니트에서 아드보카트는 러시아 이적료 신기록을 작성하며 스타플레이어들을 사들여 성공을 거뒀다. 이후 러시아 국가대표팀까지 맡았으니 그의 러시아 인맥도 휘황찬란하다.

이번 선덜랜드 감독 부임은 첼시의 전(前) 디렉터 프랑크 아르네센와의 친분이 작용했다. 선덜랜드의 엘리스 쇼트 회장은 거스 포옛의 후임자로 스티브 맥클라렌(현 더비 카운티 감독)을 낙점해놨다. 하지만 지금 당장 프리미어리그 잔류가 위협받자 아르네센에게 소방수 적임자를 구해달라고 했고, 아르네센의 추천자가 바로 아드보카트였다.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면 이렇게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글=홍재민, 사진=FAphotos, 영화 <행복을 찾아서>, <빌리 엘리어트>, TVN<뇌섹시대: 문제적 남자> ,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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