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포항 동의없이 유럽행 논란, 멍들고 있는 유소년축구

김진회 2014. 12. 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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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FC잘츠부르크 홈페이지

내년시즌 포항에 우선지명된 황희찬(18)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행에 논란이 일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16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축구를 위해 황희찬과 2019년까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황희찬은 한국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이다. 황희찬이 팀 축구 스타일과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리저브팀인 FC리퍼링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항의 유스팀(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 출신인 황희찬은 일찌감치 대형 공격수로 성장할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 16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등 탁월한 골 감각을 지녔다는 극찬을 받았다. 고교 시절 AC밀란(이탈리아)과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등 유럽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겠다고 계획했다. 그리고 황희찬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포항에 우선지명됐다. 하지만 황희찬은 포항과 계약서를 쓰지 않고, 오스트리아리그 명문 잘츠부르크로 이적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엇이 논란인가

우선 신인 드래프트에서 클럽 우선지명된 선수가 해당 클럽과 계약하지 않고 타구단으로 간 첫 번째 케이스다. 지난시즌 드래프트를 통해 제주와 계약한 뒤 곧바로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임대이적하면서 편법 논란이 일었던 류승우의 경우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렇게 상황이 흐른데는 다소 상황이 얽히고 설켰다. 우선 돈 관련 부분이다. 계약금 지급 여부에서 구단-선수간 입장차가 갈렸다. 연맹 규정에는 '구단은 클럽 우선지명선수에게 계약금을 지급할 수 있고, 금액은 최고 1억5000만원이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포항은 김승대 이광혁 등 기존 우선지명한 선수들에게 계약금을 주지 않은 전례를 황희찬에게도 똑같이 적용시키려했다. 그러나 황희찬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진출 계약에 대한 부분도 조율이 되지 않았다. 포항은 황희찬과 계약한 뒤 '임대 후 완적이적'이라는 조건으로 해외진출을 진행했다. 그러나 완전이적 시 발생하는 이적료 부분이 조율이 되지 않았다. 계약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불안해진 황희찬 측은 구단과 동의없이 잘츠부르크와 계약했다.

사실 황희찬의 임대 이적은 포항의 배려였다. 유럽행에 마음이 쏠려있는 선수를 설득시키려고 황선홍 포항 감독까지 나섰다. 포항 측은 "황 감독님까지 나서서 젊은 선수의 해외진출에 대한 부분을 막으려고 하셨다. 이명주 사례처럼 선수가 국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끌어올린 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 구단의 기본 방침이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도의를 저버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자신이 해외진출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발판은 포항 유스시스템이다. 무엇보다 드래프트 우선지명까지 받은 상황에서 구단과 상의없이 잘츠부르크와 계약한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행동이다. 연맹의 입장은 이렇다. "드래프트 우선지명 선수고, 연맹 공시도 됐다. 포항 소속 선수라고 봐야 한다. 때문에 타구단 이적 시 원소속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규정 적용도 애매하다. 우선지명 선수가 해외에 진출하면 5년간 K-리그에 등록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으나 지난 1일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폐지됐다. 대신 유소년 선수가 다른 프로구단에 입단할 때는 반드시 원소속팀의 동의를 얻어야 이적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헌데, 우선지명된 시점은 11월인데 개정된 규정 통과는 12월에 이뤄졌다. 연맹은 "규정 적용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무분별한 유망주 해외 유출 심각

이번 황희찬 이적을 두고 국내 K-리그 구단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모든 것을 지원해 성장시켜 놓으면 무엇을 하나. 결국 해외 팀에 빼앗기게 되는데…"라며 탄식했다. 이어 "이렇게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K-리그 팀들은 유소년 팀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심각하다. 최근 '제2의 손흥민', '제2의 이승우'를 꿈꾸는 유소년들이 많아졌다. 해외 클럽 유소년 팀으로 건너가 너도나도 빅리그 진출을 목표로 세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망주들이 무분별하게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유소년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 에이전트는 비행기값을 부담하면서 다수의 유망주들을 한꺼번에 유럽으로 데려가 테스트를 보게 한다. 그 중 한 명만 유럽 클럽에 입단해도 비행기값 이상을 벌게된다. 유소년 축구판이 깨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꿈은 클수록 좋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에 맞는 꿈을 쫓을 필요가 있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곳만 바라보다 사라진 유망주들이 많다. 해외진출한 유망주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홍명보 전 감독은 일본 J-리그로 팔려가다시피하는 젊은 선수들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황선홍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자원 고갈에 대해 "자원의 해외 유출이 원인 중 하다. 23세 이하만 봐도 그렇다. 석현준 이용재 등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이 국내에 남아있지 않다. 과거에 비해 국내에 자원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자신의 기량을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도 있다. 유소년, 특히 프로 3년차 때까지는 축구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다. 경험 축적과 기술을 더 향상시켜야 될 때다. 그러나 이런 과정들을 건너뛰고 유명 유럽 클럽에 이름만 걸고, 정작 기량 향상을 이루지 못한다면 본인에게도, 한국 축구에도 큰 손실이다. 축구선수를 키우는 학부모도 자식의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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