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초 만에 갈린 승부, 레버쿠젠이 웃었다.. 손흥민 75분 출전

김태석 입력 2014. 8. 24. 03:25 수정 2014. 8. 24. 03: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도르트문트 킬러' 손흥민의 골은 터지진 않았다. 대신 킥오프 후 7초 만에 번개처럼 빠르게 골이 터졌다. 결국 이 골이 레버쿠젠에 승리를 안기는 결정적 구실이 됐다.

24일 새벽 1시 30분(한국시각)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벌어진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1라운드에서 레버쿠젠이 도르트문트를 2-0으로 격파했다. 레버쿠젠은 킥오프 후 7초 만에 카림 벨라라비의 선제골과 경기 종료 직전 슈테판 키슬링의 연속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손흥민은 75분을 뛰며 레버쿠젠이 원정서 귀중한 승리를 챙기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도르트문트가 2014-2015 슈퍼컵에서 '지존'으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압도적 경기력을 보이며 승리한 터라, 레버쿠젠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원정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즌 개막 전에 치른 프리시즌 경기, DFB포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고루 좋은 성과를 내며 기대감을 드높였다고는 하나, 분데스리가 첫 경기부터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을 상대로 원정에서 맞붙는 건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걱정을 날리는 결과가 나왔다. 그것도 전반전 킥오프를 하자마자 승기를 가져왔다. 킥오프 직후 볼을 잡은 손흥민이 왼쪽 터치라인을 따라 오버래핑하는 세바스티안 보에니시에게 볼을 내준 후, 보에니시가 문전으로 달려들던 벨라라비에게 볼을 건넸다. 벨라라비는 도르트문트 수비수 마티아스 긴터의 수비를 뚫고 넘어지며 오른발 슈팅을 터뜨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과정이 킥오프 후 단 7초 만에 이뤄졌다. 올 시즌 레버쿠젠의 첫 골이 분데스리가 역대 최단시간 득점으로 터진 것이다.

단순히 눈 깜짝할 순간에 터진 골이 아니었다. 벨라라비의 득점은 레버쿠젠에는 심적 안정감을, 도르트문트에는 극심한 초조함을 안겨줬다. 외메르 토프락을 중심으로 한 레버쿠젠 수비진은 도르트문트의 핵 마르코 로이스를 거칠게 다루며 공격 작업을 방해했다. 또, 볼을 잡으면 손흥민, 하칸 찰하노을루, 벨라르비 등 슈테판 키슬링 아래에 자리한 이선 공격수를 향해 빠르게 전개하면서 도르트문트에 위협을 가했다. 데드볼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면모를 보였다. 찰하노을루는 전반 10분 정확한 프리킥으로 키슬링의 헤딩 슈팅을 유도했고, 전반 17분과 19분에는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미첼 랑게락 도르트문트 골키퍼를 놀라게 했다.

레버쿠젠이 공세를 취하는 동안 도르트문트는 이렇다 할 반격을 가하지 못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후임으로 자리한 2013-2014 이탈리아 세리에 A 득점왕 치모 임모빌레는 동료와 극심한 불협화음을 보이며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고, '준족'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을 활용한 측면 돌파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감독을 더욱 괴롭게 한 건 공격의 핵 구실을 해야 할 로이스가 레버쿠젠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제 구실을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르트문트는 40분 밀로스 요이치의 중거리 슈팅 외에는 전반전에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도르트문트의 강공이 펼쳐졌다. 하지만 전반과 마찬가지로 레버쿠젠 진영에서 좀처럼 찬스를 만들지 못하며 도리어 역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반 8분에는 키슬링의 머리에 스친 볼이 페널티박스 안에 노마크로 자리했던 손흥민에게 연결되어 추가 실점을 당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요나스 호프만, 케빈 그로스크로이츠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도르트문트는 후반 38분이 되어서야 결정적 득점 기회를 잡았다.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어받은 우카시 피슈첵의 헤딩 슈팅이 바운드되어 골문 안으로 향했다. 하지만 골이 되는 듯했던 그 슈팅마저 레버쿠젠 수문장 브루노 레노에게 막히는 불운이 이어졌다. 후반 추가 시간에 주어진 프리킥을 통해 오바메양이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잡았으나 이번에도 레노에게 막혔다.

레버쿠젠은 수세에 몰리면서도 시간이 거듭할수록 뛰어난 집중력을 과시한 반면, 도르트문트는 7초 만에 내준 승기를 되찾아와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며 주도권을 쥐고도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도리어 경기 종료 직전 벨라라비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키슬링에게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레버쿠젠은 7초 만에 잡은 승기를 바탕으로 단단히 버틴 후 경기 종료 직전 치명타를 가해 승리를 챙겼다. 레버쿠젠의 완벽한 승리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일레븐닷컴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