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7 충격' 브라질 폭동조짐.. 버스 20여대 불타

김성훈기자 2014. 7. 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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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소규모 소요 발생.. 反정부 정서 폭발 가능성

브라질이 9일(한국시간) 월드컵 준결승 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로 망신을 당하면서, 버스가 불타고 상점이 약탈당하는 등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 후 비교적 잠잠했던 시위와 폭력사태가 다시 폭발했다. 소요사태 발생으로 브라질 주요 도시에는 경기 직후 폭동진압 경찰이 긴급 배치됐다.

브라질은 이날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전반에만 무려 5골을 내주는 졸전 끝에 1-7로 대패했다.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날이었다.

브라질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이번 대회 개막 1년 전부터 극심한 반대 시위가 이어졌지만, 막상 개막 후에는 8강전까지 역대 2위의 흥행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61경기에서 167골이 터지며 역대 최고 수준 월드컵이란 찬사도 이어졌다. 그러나 브라질이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자 잠재된 반정부 정서가 폭발, 소요사태로 이어졌다.

상파울루에서는 곳곳에서 버스 방화가 잇따랐다. 당국은 20여 대의 버스가 불탔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상가를 습격했다. 경찰은 대형 전자제품 매장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약탈행위를 벌이던 주민 다수를 붙잡았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상파울루 시민들이 자국 국기를 불태우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코린치앙스 경기장이 있는 이타케라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는 쓰레기를 집어던진 관중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최소 4명이 체포됐다. 또 벨루오리존치의 사바시 지역에서는 축구팬들이 충돌, 최소 12명이 다쳤고 8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 마련된 브라질식 거리응원 장소인 '팬 페스트'에서는 소동을 부리던 축구팬 6명이 체포됐다. 이곳에서는 무장한 괴한들이 공중에 총을 쏘며 가방과 목걸이 등 귀중품을 뺏는 강도사건도 발생, 공포에 빠진 응원 관중들이 몰려나오며 대혼란이 빚어졌다. 독일 일간지 '빌트'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놀란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고, 구급차들이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북동부 헤시피의 팬 페스트에서는 축구팬들이 흥분해 몸싸움을 벌이면서, 경찰이 최루액까지 살포해 겨우 해산시켰다. 앞서 브라질에서는 지난 1950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에 우승을 놓쳤을 때도 경기장에서만 관중 2명이 자살하는 등 4명이 숨졌고, 전국에서 폭동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오는 14일 결승전 날에도 리우데자네이루에 이미 1000명 이상이 모이는 월드컵 항의집회 등 각종 시위까지 예고돼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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