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샤르와 탄 구단주, 카디프 운명 건 항해 시작

윤진만 2014. 1. 3. 11:15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모험'에는 '위험'이 따른다.

카디프시티가 승격의 일등공신 말키 맥카이 감독을 내치고 프리미어리그 감독 경험이 전무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40)를 사령탑 자리에 앉힌 것은 위험을 감수한 모험수로 보여진다. 2011년부터 몰데FK를 이끌고 노르웨이리그 2연패 및 컵대회 우승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프리미어리그 감독 경력이 일천한 점 때문이다. 현역시절 1996~2007년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유에서 활약하며 리그 분위기 및 수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하더라도 잉글랜드에서의 지도자 경력은 맨유 리저브팀(2008~2011)을 맡은 것이 전부다.

감독 부임을 두고 '위험한 도박', '독이 든 성배'라는 표현이 따르는 또 다른 이유는 카디프시티 구단 내부 사정 때문이다. 빈센트 탄 구단주가 선수 영입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이안 무디 전 전력강화 팀장을 내보내고 경험이 일천한 친구 아들을 그 자리에 앉힌 점,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팀 전통색(파랑)을 무시한 채 아시아 마케팅의 요량으로 빨강 유니폼을 홈 유니폼으로 선정한 점, 팬들의 지지를 받던 맥카이 감독을 경질한 점 때문에 분위기가 흉흉하다. 영국공영방송 'BBC'가 '도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배경이다.

솔샤르 역시 카디프시티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역시 감독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릴 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부임 전 탄 구단주와 면담을 마치고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잉글랜드 언론이 탄 구단주를 사냥감으로 정한 탓에 각종 '악행'을 저지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구단주가 그런 결정들을 내려야 했던 전후 사정을 들은 이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는 얘기였다. 솔샤르는 은사인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에게 자문을 구한 뒤 감독직 제안을 받아 들였다.

솔샤르의 감독 부임은 카디프시티의 탄 구단주의 모험인 동시에 솔샤르 자신의 모험이기도 하다. 그는 몰데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블랙번로버스, 애스턴빌라 등 감독 후보군에 올랐다. 스스로 프리미어리그를 새로운 도전 무대로 삼지 않았다면 그의 이름이 거론된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맨유 리저브팀을 시작으로 몰데를 거치는 5년의 시간 동안 프리미어리그 감독이 되기 위한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기에 적합한 강등권(17위)의 카디프시티가 내민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패하면 자신이 쌓은 경력에 먹칠을 하는 꼴이 된다. 로이 킨, 앨런 시어러처럼 스타 출신 플레이어가 감독으로서 실패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카디프시티행은 그의 축구인생을 건 모험이 아닐까 싶다. 우려만큼 그의 활약이 기대가 되는 이유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