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지난해 일본시리즈 MVP를 수상한 이대호는 미국 정복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에 올랐고, 다음 도전지는 메이저리그였다.

쉽지 않아 보였다. 이대호는 '아시아에서만 통하는 타자'라는 편견과 가장 먼저 부딪혔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이대호에게 내민 것은 1년 최대 400만 달러(약 45억원)짜리 마이너리그 계약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깼다. 이대호는 올해 빅리그에서 104경기를 뛰면서 74안타 14홈런 49타점 타율 0.253을 기록했다. 시애틀이 상대 선발 투수에 다라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해 출전이 꾸준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8월말 타격 부진으로 트리플A에 내려가기도 했지만, 충전을 마치고 8일 만에 다시 복귀했다.

시애틀과의 계약 기간은 끝났다. 그의 다음 행선지가 어디일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대호는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후 현재 가족들과 미국 LA 등지에서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이들과 디즈니랜드에도 가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한국에서 연말까지 바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귀국을 조금 늦췄다.

오는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올 이대호는 연말까지 다음 거취도 결정할 예정이다. 보통 해외 리그 협상은 12월에 급물살을 탄다.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이대호의 거취를 두고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 복귀까지 소문이 돌고 있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가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그중에서도 이대호가 가장 무게를 두는 부분은 메이저리그 잔류다. 조건이 만족스럽다면 도전을 이어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올해 시애틀에서 느꼈던 출전 기회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팀이 있을 경우 미국행 비행기에 다시 오를 수 있다.

일본 복귀 가능성도 있다. 전 소속팀인 소프트뱅크 포함 복수 구단이 이대호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정상에 올랐었기 때문에 이대호만큼 보증된 외국인 타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구단도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온다. 이대호는 롯데의 상징적인 선수라 친정팀 복귀에 대한 전망도 있다. 현재까지 가능성은 낮지만, FA 자격인 만큼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이대호 측도, 롯데 구단도 성급한 이야기를 꺼낼 시기는 아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