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치르는 다저스 감독 로버츠의 3가지 고민

김승훈 입력 2016. 10. 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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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포스트 시즌] 허리케인에 휩쓸린 시리즈 분위기, 뒤집을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김승훈 기자]

류현진의 소속 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의 첫 관문인 디비전 시리즈를 통과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통과했던 적은 2013년 한 번 뿐이었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그리고 류현진의 원투쓰리 펀치가 처음 가동됐던 2013년의 경우 디비전 시리즈 3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 그리고 올해까지 다저스는 3차전을 마친 시점에서 1승 2패 열세에 놓였다.

이렇게 되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구단 감독을 맡고 있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3가지 고민에 놓이게 되었다. 비록 감독 첫 해에 지구 우승에 성공하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지만, 그 포스트 시즌에서 타락 위기에 처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에이스 커쇼를 제외한 그 어떤 선발투수도 믿을 수 없는 다저스

2016년 디비전 시리즈에서 다저스는 에이스 커쇼가 등판한 1차전에서 상대 팀인 워싱턴 내셔널스의 베테랑 에이스 맥스 슈어저를 제압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다저스는 신인 유격수 코리 시거가 매 경기 기선을 제압하는 타점을 1회 첫 타석에서 올렸는데, 그 리드를 지킨 경기가 1차전 뿐이었다.

물론 커쇼도 허리 디스크 증세로 2달 반 가량을 쉬다가,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이 열렸던 지난 8일에서야 복귀 후 처음으로 100구를 넘기는 경기를 했다. 이 때문에 불펜이 다소 일찍 투입되었지만 내셔널리그 평균 자책점 1위를 자랑하는 다저스 불펜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지켰다.

다저스의 불펜은 1차전에서 4이닝 무실점, 2차전에서 3.2이닝 1실점, 3차전에서 6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3차전 4실점의 경우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이 세이브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라와서 실점한 점수이다.

문제는 커쇼를 제외한 다른 선발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힐의 경우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는 이유가 있었다. 당초 다저스와 내셔널스의 디비전 시리즈 2차전은 9일에 열려야 했으나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인하여 하루가 밀렸다.

허리케인이 미국 동부지역을 휩쓸고 간 뒤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10일 등판했던 힐은 4.1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사구 7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다(82구). 2015년 뉴욕 메츠에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를 수상했던 대니얼 머피가 지난 해에 이어서 올해 팀만 바꿔서 다저스를 또 괴롭혔다.

11일 3차전 선발로 나섰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 역시 한 순간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서 패전을 당했다. 3회 초 트레이 터너와 제이슨 워스에게 연속 안타로 실점한 마에다는 머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 숨 돌렸지만, 바로 브라이스 하퍼에게 적시타를 맞은 데 이어 도루까지 허용하며 흔들렸다.

흔들리기 시작한 마에다는 도루를 허용하자마자 앤서니 렌던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뒤이어 대니 에스피노사에게 몸 맞는 공을 허용하는 등 이닝을 마칠 때까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마에다는 바로 이어진 3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에다는 타석에 한 번 서 보지도 못하고 바로 대타 어스틴 바네스로 교체됐다. 이날 마에다의 투구 기록은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4탈삼진 4실점이었다(63구).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바로 다음 날 열릴 4차전 선발투수를 정하지 못했다.

왼손 투수 상대 타율 꼴찌, 내셔널스 왼손 불펜에 당하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 다저스는 팀 타율 0.249로 내셔널리그 11위, 메이저레그 전체 구단 중에서 22위에 그쳤다. 상대 팀의 오른손 투수와 왼손 투수를 상대할 때 그 결과가 너무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었다.

다저스 타선은 오른손 투수를 상대했을 때 0.264의 타율로 내셔널리그 2위(1위 콜로라도 로키스 0.279)를 기록할 정도로 강했다. 그러나 왼손 투수를 상대한 다저스 타선의 타율은 도합 0.214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들 중 꼴찌였다.

물론 왼손 투수를 상대로 강했던 타자들도 있었다. 오른손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0.261의 타율에 홈런 6개를 기록했고, 왼손 타자인 시거도 0.250에 홈런 5개를 기록했다. 애드리안 곤잘레스도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244로 주전 선수들 중 팀내 3위였다.

문제는 이 3명을 빼고 다저스의 주전 타자들 중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240을 넘은 선수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주전 중견수 작 피더슨의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125로 극악이었으며, 커리어 초기에 곤잘레스와 플래툰으로 1루수를 나눠 맡았던 오른손 타자 저스틴 터너도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0.209 밖에 되지 않았다.

포스트 시즌에 나섰던 다저스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상대 팀 왼손 투수들이었다. 다저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승리했던 1차전에서도 경기 후반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는데, 이날 내셔널스가 슈어저 다음으로 냈던 투수는 왼손 투수 새미 솔리스였다. 솔리스는 마지막 이닝에 마무리투수 마크 멜란슨이 나올 때까지 2이닝을 혼자 책임졌다.

내셔널스는 3차전에서 아예 다저스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3차전에서 등판한 내셔널스의 투수들은 선발투수 지오 곤잘레스부터 시작하여 솔리스, 올리버 페레즈까지 처음 3명의 투수가 줄줄이 왼손 투수였다. 그리고 다저스는 곤잘레스가 4.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83구)으로 내려간 뒤 후속 투수들로부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내셔널스는 선발 로테이션에 왼손 투수가 곤잘레스 1명 뿐이었다. 대신 내셔널스는 솔리스가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매 경기 등판하는 등 왼손 구원투수들을 중용하고 있다. 그리고 다저스 타선은 이 내셔널스의 작전에 말려들고 있다.

허리케인 때문에 꼬여 버린 일정, 다저스 향후 로테이션은?

다저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디비전 시리즈 때마다 선발투수를 3명으로 운영했다. 3번 모두 에이스 커쇼가 1차전에 등판한 뒤 3일만 쉬고 4차전에 등판했기 때문이었다. 5전 3선승제에서 1차전 선발투수가 3일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하면, 2차전 선발투수는 정상적으로 4일 휴식 후 5차전에 등판하게 된다.

다저스의 전 감독이었던 돈 매팅리(현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 시절 3년 동안 커쇼가 3일 휴식 후 등판한 사연은 매팅리 감독의 결정도 있었지만, 팀 사정을 감안한 커쇼의 자발적 등판도 한 몫을 했다. 2013년에는 4차전 선발 리키 놀라스코가 임팩트가 부족했다.

2014년에는 당초 한 자리를 채울 것이 유력했던 우승 청부사 조시 베켓(시리즈 MVP 경험 2회, 완봉승 3회)이 엉덩이 부상으로 은퇴하는 바람에 맡길 투수가 없었다. 2015년의 경우 브렛 앤더슨과 알렉스 우드가 3차전에서 1+1으로 등판하여 둘 다 무너지는 바람에 내보낼 선발투수가 없었다.

물론 커쇼는 정규 시즌에서 3일 휴식 후 선발로 등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포스트 시즌에서만 무려 3번이나 3일 휴식 후 등판했다. 그리고 그 3번의 등판에서 커쇼는 1승 1패 평균 자책점 1.89로 역투했다(각각 6이닝 무자책, 6이닝 3실점, 7이닝 1실점). 커쇼가 3일 휴식 후 등판한 3경기 중 2경기에서 다저스는 승리했고, 패했던 나머지 1경기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한 경기였다.

커쇼가 3일 휴식 후 등판했던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이상으로 호투했다. 문제는 올해 커쇼가 후반기에 허리 부상으로 2달 반을 비웠고, 부상에서 돌아온 지 1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포스트 시즌을 시작하기 전, 로버츠 감독은 커쇼와 충분히 대화를 한 뒤에 커쇼의 3일 휴식 후 등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뜻과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는 뜻 두 가지를 모두 보여준 것이다.

2015년에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1차전과 4차전에 커쇼가 등판했고, 2차전과 5차전에 그레인키가 등판했다. 커쇼는 3일 휴식 후 등판했고, 2번의 이동일이 끼어 있었던 그레인키는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그런데 올해는 2차전을 치러야 했던 9일 미국 동부지역에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바람에 워싱턴 D.C 역시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 때문에 원래 이동일이어야 했던 10일에 다저스와 내셔널스는 경기를 치러야 했고, 다음 라운드 일정에 맞추기 위해 휴식 없이 원래 일정대로 11일에 3차전을 치러야 했다.

이 때문에 1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커쇼가 3일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할 경우, 10일에 2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힐이 허리케인 때문에 4일이 아닌 3일만 휴식하고 14일에 열리는 5차전에 등판해야 하는 무리수를 또 한 번 둬야 한다. 그러나 힐은 올 시즌 손가락 물집으로 인하여 8월에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경력이 있다.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 포함된 신예 선발투수 훌리오 유리아스가 정상적으로 4차전에 등판한다면 커쇼는 5일 휴식 후 5차전에 등판하게 된다. 그러나 커쇼를 4차전에 낼 경우, 다저스는 신예 유리아스가 적지에서 5차전의 중압감을 견뎌내야 한다는 또 다른 위험을 안고 가야 한다. 다만 힐이 5차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할 의사를 밝힌 상태다.

게다가 내셔널스도 아직 4차전 선발투수를 결정하지 않았다. 내셔널스의 경우도 차세대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팔꿈치 통증으로 후반기에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슈어저를 빼고는 불안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는 상태다.

내셔널스에서 1차전 선발로 등판했던 슈어저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시절이었던 2013년(당시 20승으로 사이 영 상 수상)에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한 뒤, 4차전에 2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전례가 있었다. 당시 슈어저는 3일 휴식 후 호투하여 팀의 ALCS 진출을 결정짓는 구원승을 기록했다.

허리케인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이 꼬인 것은 다저스도 내셔널스도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다만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놓여 있는 다저스의 상황이 더 주목 받는 상황에서 로버츠 감독과 커쇼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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