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타·무볼넷' 김현수, 뭐가 문제일까

케이비리포트 2016. 3. 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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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안정, 움직임 좋은 속구 공략에 성패 달렸다

[오마이뉴스케이비리포트 기자]

 예상외의 부진에 빠진 김현수(사진 출처: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 페이스북)
ⓒ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가 시범경기 6경기 동안 18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볼넷 하나도 얻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3월 8일 한국 시간 기준)
반면 박병호는 시범경기 마수걸이포로 만루홈런을 기록해 MLB.com을 장식했고 오승환은 지난 경기에서 2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해 깔끔하게 막아냈고 1.1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를 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 또한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안타를 뽑아낸 것에 이어 3월 8일에는 첫 홈런까지 기록했으니 주요 선수 중 김현수의 부진이 도드라려 보이는 상황이다.

현재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타자를 통틀어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1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가 제로인 선수는 김현수를 포함해 딱 3명 존재한다.

18타수 무안타 김현수 볼티모어 오리올스
10타수 무안타  체이스 다노(Chase d'Arnaud)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0타수 무안타 잭 월터스(Zach Walters)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한국 프로야구에서라면 고작 다섯 경기, 그것도 시범경기일 뿐이겠지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입지를 다져야하는 김현수에게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현재 김현수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일까?

1. 스트라이크존

김현수는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에 아직 적응 중이다. KBO 리그에 비해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넓은 편이다. 김현수는 투수들이 경계선 피칭을 할 경우 커트를 해내야 하는데 애매한 볼에는 배트를 내지 않고 있다. 김현수는 이런 공에 삼진을 당하곤 한다. 물론 이것은 김현수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2. 업그레이된 패스트볼

볼카운트가 몰린 투수는 패스트볼을 던지게 마련이다. 타자는 이럴 때 투수가 패스트볼로 공략해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김현수는 스트라이크 코스로 들어오는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 투수들보다 무브먼트가 많은 메이저리그 투수의 패스트볼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3. 수비 시프트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타이밍 좋게 받아친 경우가 있었지만 시프트에 걸리고 말았다. 주자가 없는 경우 상대팀에선 왼손타자 김현수에게 강력한 시프트를 걸어올 것이고 이는 김현수가 극복해야하는 문제다.

4. 바깥쪽 공략

현재 김현수는 바깥쪽 공을 공략할 때 너무 당겨치려고만 하고 있다. 강하게 당겨칠 경우 좋은 타구를 만들 수도 있지만 현재 김현수의 타구는 바깥쪽 공을 억지로 당겨쳐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대 수비 쉬프트에 의해 걸리기도 한다.

5. 심리적인 문제

지난 한국시리즈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김현수는 국내 시절 포스트시즌에 강했던 선수가 아니였다. 시범경기의 침묵이 예상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나온 최근 인터뷰들을 종합해 볼때 현재 심리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수비에서 평범한 외야플라이를 처리하지 못하는 등 실책성 플레이가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심리적으로 무너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 페이스북
ⓒ 볼티모어 오리올스
생경한 환경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현지 적응에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최근 김현수는 국내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을 자책하는 듯한 속내를 털어넣고 있는데 좀더 강한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이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이 좀더 바람직한 대처가 아닐까 싶다.
결국 해법은 가능한 많이 출전해 스트라이크존을 경험하고 한 수 위의 패스트볼을 계속 상대면서 메이저리그가 어떤 곳인지 몸으로 익혀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 김현수의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그것도 사실이지만 상위리그 적응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

기술적으로는 빅리그의 패스트볼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2015시즌 메이저리그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2.4마일(148.7km/h)이었다. 구속이 낮은 투수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무브먼트가 심한 공을 던진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95마일 이상의 속구와 무브먼트가 심한 공의 공략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숙제다.

심리적인 안정을 빨리 찾기 위해 안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여러 방향으로 공을 날려보내기 위해서는 간결하게 밀어치는 것이 수비 시프트와 슬럼프를 탈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배트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가벼운 배트를 사용해 보는 것도 부진 탈출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볼티모어 쇼 월터 감독은 실력 위주의 선수 기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황상 최대 5월까진 기회가 주어질 확률이 높지만, 인내심이 많은 감독은 아닌 만큼 김현수의 슬럼프가 시범경기 내내 이어진다면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인 김현수가 꽃샘추위처럼 찾아온 시범경기의 슬럼프를 현명하게 이겨낼 수 있을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도록 하자.

*각 구단별 객원 필진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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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에도 송고했습니다. (객원칼럼니스트: 양승준 /편집 및 감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

*객원필진의 칼럼은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케이비리포트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반론을 원하시는 경우 kbr@kbreport.com 으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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