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오타니 신드롬'
LA 다저스 류현진은 11일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다저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20분 남짓 떨어진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로 이동해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롯데와 일본프로야구 닛폰햄의 평가전이 시작할 즈음이었다.
류현진은 시선을 피오리아 구장 마운드에 뒀다. 그 곳에선 최근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관심을 끈 닛폰햄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가 공을 던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류현진 또한 메이저리그를 떠들썩 하게 하고 있는 오타니의 피칭을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날 피오리아 구장은 오타니가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뜨거웠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스카우트가 총출동해 빠짐 없이 포수 뒷쪽에 자리했고, 그 주변에 일본 취재진 60여명이 진을 쳤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니치의 야나기하라 나오요키 기자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려는 오타니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무척 높다.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미국 진출을 추진할 때 열기를 뛰어넘었다”고 했다.
2013년 드래프트 1위로 닛폰햄에 입단한 오타니는 이제 겨우 프로 3년차다. 통상적으로는 2~3년 뒤에야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려야하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구단에서는 올시즌 뒤 오타니를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로 인해 일본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 포스팅 상한선(2000만달러)이 조정될 여지도 생기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 나서 역대 일본 에이스 가운데도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도 명불허전의 명품 피칭을 했다.
오타니는 2이닝 1안타 무실점에 삼진 4개를 잡아냈다. 1회 2사 뒤 황재균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2회 들어서는 박헌도와 김문호, 김상호를 3연속 삼진으로 엮어냈다. 최고 구속 157㎞를 찍었다. 프리미어12에서 기록한 161㎞까지 구속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아직 2월 중순도 지나지 않은 스프링캠프 기간인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위력을 선보인 셈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빠르긴 빠르더라. 구속, 변화구, 제구 중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이 완벽하다”며 “그래도 우리 타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자기 스윙을 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일본에 TV로 중계방송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오타니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초점이 돼 있다.
오타니가 주목받는 것은 출중한 실력과 외모, 193㎞에 이르는 특급 하드웨어 때문만은 아니다. 슈퍼 스타이면서도 겸손하다. 또 자기 관리가 뛰어나다. 이날 마운드에서는 1회 첫 타자 오승택에게 맞은 중견수 쪽 큰 타구가 호수비로 처리되자, 중견수를 향해 몸을 돌려놓고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기도 했다.
자리를 함께 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오타니가 대선수로 평가받는 것은 야구선수로 슈퍼스타이면서도 성품을 갖췄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선수도 여러 모로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애리조나는 2월 중순이 되면서 볕이 뜨거워진다. 오타니로 인해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 피오리아(미 애리조나주)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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