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으로 끝난 강정호 포스팅의 성공 배경은?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2015. 1. 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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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강정호(28)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해피엔딩으로 끝난 듯 하다. 4년 1,600만달러의 보장 계약을 따낸 것으로 보도가 되면서 국내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야수의 타이틀은 강정호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각)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정호(28)와 4년간 1,600만 달러(약 173억5,200만 원)에 계약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정도 금액이면 굉장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양측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여겨진다. 피츠버그 측은 강정호에게 400만달러가 아닌 포스팅 금액 500만 2,015달러를 합쳐 연평균 525만달러 수준을 투자하는 것으로 이는 메이저리그 유격수 평균 연봉 500만달러와 비슷한 금액이다. 따라서 강정호는 시작부터 평균 대우를 받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정호 포스팅이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국내리그를 평정한 압도적 기량

포스팅 성공은 '실력'이 최우선임이 강정호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강정호는 지난해 국내프로야구를 완벽하게 정복했다.

팀 동료 서건창에게 MVP를 내줬지만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국내 최고 수준이었으며 외국인 선수들도 필적할 수 없었다. 강정호는 홈런 2위(40홈런), 득점 5위(103득점), 타점 3위(118타점), 출루율 2위(0.459), 장타율 1위(0.739), OPS 1위(1.198) 등 타율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5위권 안에 들었다. KBReport에서 확인 할 수 있는 세부 기록도 단연 돋보인다.

순수 장타율을 뜻하는 ISO에서 박병호와 함께 공동 1위(0.383), 타수/홈런에서 박병호에 이어 2위(10.45), 득점 생산력을 뜻하는 RC 1위(145.06), 경기당 득점기여의 RC/27 역시 1위(13.89), 타석당 득점생산력인 wOBA에서도 1위(0.492),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2위와 압도적인 차이의 1위(9.42)를 차지하는 등 세이버매트릭스 지표에서도 강정호는 리그를 압도했다.

즉, 국내에서 정점을 찍어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을 정도로 평정했기에 메이저리그도 이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실력만큼 좋은 포스팅 성공의 요인은 없다는 것을 강정호가 증명했다.

▶A급 FA가 정리된 후를 노린 타이밍

강정호는 함께 포스팅 진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김광현(SK)과 양현종(KIA)에 비해 다소 늦게 포스팅 신청을 했다.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치렀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었지만 원하기만 한다면 한국시리즈 종료 직후 포스팅 신청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정호 측은 기다림을 택했다. 일단 메이저리그 FA시장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들어가는 것을 택한 것.

메이저리그 FA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순번이 있다. 단순한 예로 지난 시즌 다나카 마사히로의 포스팅이 늦어지며 계약까지 늦어지자 많은 FA투수들이 모두 계약이 늦어진 것이다. 다나카 계약이 종료되자마자 물밀듯 계약이 터져 나왔고 윤석민 역시 뒤늦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는 A급 선수들이 정리가 되야 이후 선수들이 그에 맞게 팀을 찾는 보이지 않는 구조가 있다.

이에 강정호 포스팅은 야수 FA최대어였던 핸리 라미레즈와 파블로 산도발 등의 계약이 이뤄지고, 윈터미팅도 종료된 후에야 시작됐다. 이렇게 되자 A급 선수들의 FA계약이 거의 이뤄지면서 강정호가 더 이상 필요치 않은 팀, 더 필요해진 팀으로 나뉘었고 메이저리그 팀들은 더욱 강정호 포스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처럼 적절한 타이밍을 잘 파고든 강정호 측의 영리한 전략은 인상적일 수밖에 없다.

▶참고, 기다린 언론 플레이

강정호는 수많은 취재요청에도 자신의 거취가 확실히 결정되기전까지 언론 인터뷰를 자제했다. 공식행사에만 모습을 드러내며 쓸데 없는 말로 괜히 일이 어그러지는 일이 없게 했다.

또한 강정호의 에이전트 측은 "강정호가 쿠바 선수였다면 1,000만달러는 받았을 것"이라는 말로 확 주목을 끈뒤, 윈터미팅에서는 별 얘기 없이 물밑 작업에만 몰두 하는 등 최소한의 허풍만 떨고 떠들썩하게 언론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많은 이적들이 괜한 말들로 흐트러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처럼 참고 기다린 언론 플레이 역시 강정호 포스팅이 해피엔딩을 맞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jay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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