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팬이 보스턴 WS 우승반지를 주웠다면?

이용균 기자 2014. 7. 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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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가 없어졌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간신히 수소문해 어디 있는지 찾았는데, 상대가 라이벌을 넘어 '철천지원수' 팀의 열혈팬이라면 또 어떤 기분이 들까.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사이의 일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루이지 밀리텔로는 자신의 식당 화장실 세면대에서 '보물'을 발견했다. 월드시리즈 우승반지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난 시즌 우승반지였다. 다이아몬드·사파이어·루비·백금으로 장식된 반지의 가격은 약 3만달러(3000만원)다.

반지의 주인은 이 식당의 단골이자 뉴욕에서 사업을 하는 드루 웨버였다. 웨버는 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팀의 구단주라서 보스턴의 우승반지를 받았다. 웨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 돌아와서 반지를 잃어버린 것을 깨닫고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웨버가 우승반지를 끼고 밖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웨버는 단골 식당 사장 밀리텔로에게 전화를 했고, 반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밀리텔로가 열혈 양키스 팬이라는 점이었다.

양키스 팬이 보스턴 우승반지를 쉽게 내 줄 리가 없다. 밀리텔로는 전화 통화 내내 웨버를 놀렸고, 다음날 반지를 돌려주면서도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돈은 절대 받지 않겠다"고 말한 밀리텔로는 대신 웨버에게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보스턴 레드삭스를 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물론 보스턴 마이너리그 구단주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보다 더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 밀리텔로는 반지를 돌려주는 대신 9월29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레드삭스-양키스전 입장권을 받았다. 단순한 라이벌전 1경기가 아니다. 은퇴를 예고한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의 야구 인생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다. 가장 비싼 암표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

이외에도 웨버는 자선단체에 밀리텔로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기로 했고 둘은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그리고 웨버는 아주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고 멀리 나가지 말라.'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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