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타율 .472', 류현진 체인지업이 수상하다

입력 2014. 6. 13. 07:19 수정 2014. 6. 1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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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지난해 류현진(27,LA 다저스)이 던진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구종이었다. 미국 야구통계 사이트인 '팬그래프'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류현진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Pitch Value: 이 구종으로 막아낸 실점을 계산한 것)는 20.1을 기록했는데 이는 콜 해멀스(필라델피아)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한국에서부터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명품이었다. 구대성으로부터 배웠다고 알려진 체인지업은 류현진이 우타자를 상대할 때에 유용하게 활용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는 우타자 기준 바깥쪽 승부를 주로 펼쳤는데 바깥쪽으로 패스트볼을 보여주고 체인지업을 같은 코스에 던져 삼진을 뽑아내는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수상하다. 낙폭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체인지업의 구속이 조금 빨라진 것을 빼면 공의 움직임 자체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올해 류현진은 유독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많이 맞고 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류현진은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전에 선발로 나섰다. 결과는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6회 선두타자 제이 브루스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홈런을 허용하면서 퀄리티스타트 기회까지 날려버리고 말았다.

이날 류현진은 전체 투구수 104개 가운데 체인지업을 단 9개만 던졌다. 그 만큼 체인지업을 아끼고 대신 커브를 적극 활용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류현진이 신시내티전에서 체인지업을 적게 던진 이유는 2년 차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이유는 올해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안타로 이어지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미국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큐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류현진의 올 시즌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무려 4할7푼2리나 된다. 시즌 4피홈런 가운데 2개가 바로 체인지업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2할5푼5리에서 무려 2할 이상이나 올랐다.

때문에 류현진은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를 아끼고 있다. 정말 필요한 승부처에서만 던지든지, 아니면 상대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좌타자에게 더 많이 던진다. 작년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사비율은 22.25%, 올해는 16.24%로 거의 10% 가까이 줄었다. 비율을 보면 지난해 체인지업을 좌타자에게 6.88%, 우타자에게 93.12% 던졌는데 올해는 좌타자 15.7%, 우타자 84.3%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 체인지업의 좌우상하 움직임은 작년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평균속도는 작년 79.43마일에서 올해 81.85마일로 2마일 이상 올랐는데, 패스트트볼과 체인지업의 구속차가 많이 나면 효과적인 걸 감안하면 좋은 신호는 아니다. 때문에 '팬그래프'에서 공개한 류현진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는 작년 20.1에서 올해 -0.9까지 급락했다.

이처럼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올해 위력을 잃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메이저리그의 현미경 분석이 류현진에게도 가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류현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었는데, 1년 동안 류현진을 상대할 구단들이 그 공략법을 철저하게 연구했을 것이 분명하다. 많은 선수들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이유도 실은 철저한 분석이 본격적으로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류현진은 올해 체인지업 구사비율을 줄이고 좌타자에게도 많이 던지기 시작하는 등 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다.

올해 류현진은 체인지업 대신 한층 좋아진 커브와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류현진이 정상급 선발투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우타자를 상대할 체인지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류현진은 아직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괴물이 던지는 체인지업의 반격은 그때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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