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 전체 불펜 도움 못받은 투수 6위

이용균 기자 2014. 1. 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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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야구 기록은 완벽하지 않다. 투수의 방어율은 투수의 실력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직관적이고 오랜 전통을 가진 기록이지만 방어율 또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

방어율은 투수가 허용한 자책점에 9를 곱한 뒤 이를 투구이닝으로 나눈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9이닝당 평균 자책점'이다. 하지만 자책점을 따지는 방식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자책점을 계산할 때 앞선 투수가 누상에 남겨둔 주자는 모두 나중에 올라온 투수의 자책점이 아니라 앞 투수의 자책점으로 계산된다. 주자가 1루에 있어도, 3루에 있어도 모조리 '1점'이다. 구원 투수의 부진 여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약점을 지닌 것이다.

미국 스포츠 사이트 SB네이션 산하의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비욘드더박스스코어'(beyondtheboxscore.com)는 21일 새로운 형태의 선발투수 방어율 계산법을 제안했다. 비욘드더박스스코어의 에디터 닐 와인버그는 '실점 배분의 새로운 방법'이라는 칼럼을 통해 앞선 투수가 남겨둔 주자의 가중치를 나눴다. 선발 투수가 남겨둔 주자 중 가장 앞에 있는 주자가 1루 주자일 때 해당 주자를 구원 투수가 막지 못하고 홈을 허용하면 1점이 아닌 0.25점을 선발 투수의 실점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같은 방식으로 2루주자일 때에는 0.5점, 3루주자일 때에는 0.75점을 실점으로 계산한다. 선발 투수 혼자 남겨둔 주자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는게 아니라 구원 투수와 나눠 갖는 개념이다. 와인버그는 기존의 자책점으로 계산하는 대신 비자책점을 포함한 전체 실점으로 산출했다. 즉, '9이닝당 평균 자책점'이 아닌 '9이닝당 평균 실점'이다.

와인버그는 이같은 새로운 계산법을 통해 2013시즌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의 새로운 방어율을 계산했다. 실제 방어율과 새 방어율의 차이가 클수록 해당 투수는 구원 투수의 도움을 받지 못한, '불운한 투수'에 해당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불운했던 투수는 지난 시즌 볼티모어와 시카고 컵스에서 뛰었던 스캇 펠드먼이었다. 펠드먼의 실제 9이닝 평균 실점은 4.31이었지만 남겨둔 주자의 가중치를 달리 한 '새 방어율'은 3.79로 둘의 차이가 0.52나 됐다.

LA 다저스의 류현진도 불운했다. 류현진이 강판했을 때 남겨둔 주자를 뒤이어 나온 로널드 벨리사리오가 전혀 지켜주지 못한 적이 많았다. 류현진의 지난 시즌 방어율은 3.00, 비자책점을 포함한 9이닝 평균 실점은 3.14였다. 하지만 새로운 계산법을 적용하면 9이닝 평균 실점이 2.78로 뚝 떨어진다. 둘의 차이가 0.36으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구원투수의 도움을 못 받은 순위 6위였다.

류현진의 방어율 순위는 메이저리그 전체 13위였다. 하지만 구원 투수와 책임을 나눠갖는 순위로 따지면 전체 9위로 올라간다. 텍사스의 다르빗슈 유(2.80·10위)보다 오히려 순위가 더 높다. 다저스의 불펜진은 시즌 후반부터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올 시즌 구원투수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류현진의 성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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