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2014> 지하철에서 갑자기 터져 나온 "와∼ 골"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와~ 골이다!"
조용하던 지하철에서 한 승객이 자신도 모르게 외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지!", "좋아 좋아!"
그러다 이내 승객들은 다시 자신의 스마트폰에 빠져들며 조용해진다.
출근 시간에 경기가 열려 '아침 월드컵'이라 불리는 브라질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첫 경기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지하철 객차의 풍경이다.
승객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DMB 중계로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며 혼자만의 조용한 응원전을 펼쳤다.
승객들은 한 공간에 모여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한다는 동질감이 있지만 서로 이름도 모르는 사이이다 보니 대놓고 응원하기에도 겸연쩍어 열차 내에서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도 흘렀다.
하지만 후반 23분 우리 대표팀의 선제골이 나왔을 때는 어색한 정적을 깨고 참고 있던 환호성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4호선을 타고 출근한 회사원 이은정(40.여)씨는 "이근호 선수의 선취골이 들어가자 나도 모르게 '악' 소리를 질렀는데 경기를 시청하느라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소리가 매우 커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마침 열차가 지하철역에 서서 문이 열리던 때였고 안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소리를 질렀는데 승강장에 서 있던 사람들도 이 장면을 보더니 웃으면서 탔다"고 전했다.
이들보다 낯을 가리는 승객들이 많이 탄 열차도 있었다.
중앙부처 공무원 김유진(32.여)씨는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출근했는데 선제골이 나오니까 모두 주먹을 쥐며 혼잣말로 '골이다' 하고는 이내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종류마다, 통신사마다 조금씩 DMB 수신 속도가 다르다 보니 환호성과 탄식도 제각각 터져 나오기도 했다.
회사원 유모(28)씨는 "우리나라 골이 들어갔을 때 내 스마트폰에서는 방송이 한발 늦게 수신이 돼 옆 칸에서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것을 듣고 알았고, 동점골을 먹었을 때도 나는 한발 늦게 화면이 떠서 더 김이 샜다"고 아쉬워했다.
버스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강서구 발산동에서 삼성동 회사로 출근한 강상하(27·여)씨는 공항버스 안에 설치된 TV 모니터 화면으로 후반전 경기를 지켜봤다.
강씨는 "승객 30여 명이 타고 있었는데 다 같이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가슴을 졸였다"며 "우리 선수들이 골을 넣거나 동점골을 먹었을 때 환호성과 탄성을 질렀다가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해지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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