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ze It] 2014브라질WC 요점 정리

홍재민 2014. 7.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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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독일의 우승으로 2014브라질월드컵은 정리되었다. 리오넬 메시는 분루를 삼켰다. 브라질의 눈물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뜨거웠던 한 달간의 브라질월드컵을 팀과 개인으로 나누어 간략히 뒤돌아본다.

# TEAMS: 3인의 센터백과 역습

이번 월드컵에서는 쓰리(3)백 수비 전술이 눈길을 끌었다. 3위를 차지한 네덜란드를 비롯해 코스타리카, 멕시코 등이 이 전술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쓰리백 부활 이유는 두 가지다. 수비 숫자를 늘림으로써 단판승부에서 치명적인 실점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것이다. 또 최근 대세를 이뤘던 '티키타카'에 대한 대응책일 수도 있다. 레알마드리드 시절, 조세 무링요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어떻게 상대했는지가 좋은 힌트다.

8강 진출 쾌거를 거둔 코스타리카를 보자. 2011년부터 코스타리카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호르헤 루이스 핀토 감독(콜롬비아)은 양쪽 윙백을 최후방 수비 라인에 고정시켜 5백을 구성했다. 그러나 다섯 명의 라인을 극단적으로 전진시켰다. 라인 형성이 워낙 높아 수비 라인으로 공격을 하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위 그림은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이탈리아전이다. 코스타리카는 전반 44분 브라이언 루이스의 선제 헤딩골을 끝까지 지켜내 짜릿한 1-0 승리를 맛봤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다섯 명의 수비 라인이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가있다. 이날 승리 후 핀토 감독은 "전술적으로 완벽했다"라고 자평했다. 이탈리아는 오프사이드를 무려 11개나 범하면서 무기력하게 패하고 말았다.

전진한 수비 라인은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였다. 루이스 판 할 감독도 3명의 센터백을 기용했다. 수비시 5-3-2 전형을 유지하지만 볼을 소유하고 공격에 나설 때에는 3-4-3 전형으로 전환했다. 아래 그림은 5-1 대승을 거뒀던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 장면이다. 0-0 상황에서 네덜란드는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종 간격을 약 20미터 내외로 유지했다.

네덜란드의 수비 전술은 효과적인 역습에 초점을 맞췄다. 아래 그림은 조별리그 호주전 중 한 장면이다. 수비에서 한 번에 나간 롱패스가 아르연 로벤을 거쳐 상대 진영에 있던 로빈 판 페르시에게 연결되었다. 상대 진영 안에서 공격 거점이 확보되었음을 인지하자 데 구즈만과 블린트가 빈 공간을 향해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반대의 의미가 될 수도 있지만, 코스타리카와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공수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팀들이었다.

그러나 향후 쓰리백 전술의 유행 여부를 확신할 순 없다. 코스타리카의 전술은 단기 토너먼트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꾸준한 경기력과 체력 유지가 필요한 리그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네덜란드가 보여줬듯이 전술이란 스코어 상황에 맞춰 90분 안에서 계속 바뀌어야 한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5-3-2, 3-4-3, 4-3-3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 INDIVIDUAL: 리오넬 메시, 토니 크로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초점을 선수 개인으로 맞추면 이번 대회에서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토니 크로스(독일) 그리고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가 가장 돋보였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메시는 대회 MVP 트로피를 받아 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수상을 보는 팬들의 시선도 곱지 않아 여러 모로 안타까운 마무리를 해야 했다.

그러나 4골 1도움이라는 기록이 평범해 보이는 이유도 결국 그가 메시이기 때문이다. 득점수를 떠나 모든 면에서 메시는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출전선수들 중 체격 조건이 가장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총 693분의 플레잉타임으로 아웃필더 중 네 번째로 많이 뛰었다. 페널티박스 내 드리블 침투(26회), 득점기회 창출(23회) 부문에서는 압도적 1위였다. 도움이 1개밖에 없으니 메시가 만들어준 득점 기회 23개 중 동료들이 22개를 허비했다는 뜻이니 메시로서는 땅을 치고도 남을 법하다.

챔피언 독일의 미드필더 크로스도 이번 대회를 통해서 스타플레이어로 우뚝 섰다. 7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으며 690분의 플레잉타임을 기록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필립 람과 함께 크로스의 미드필더 경기력은 교과서적이었다. 많이 뛰고 패스를 잘해야 하는 중앙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능력을 모두 겸비했다. 토마스 뮐러(84km)에 이어 출전선수 중 두 번째로 긴 거리를 뛰었고(82.6km), 패스는 총 633개를 시도해 537개를 성공시켰다. 이 역시 필립 람(651개 중 562개 성공)에 이어 대회 전체 2위에 해당하는 활약이었다.

위 그림은 결승전에서 크로스가 기록한 어태킹서드(attacking third; 삼등분 경기장 중 상대 골문이 포함한 영역) 패스들이다. 이 영역에서 크로스는 총 43개의 패스를 시도해서 32개를 동료에게 연결시켰다. 패스 유형을 보면 거리가 대부분 길다. 그만큼 크로스의 시야가 넓고 패스가 정확하다는 뜻이다.

브라질월드컵을 이야기하면서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빼놓을 수 없다. 1991년생으로 처음 출전한 월드컵 5경기에서 로드리게스는 모두 골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로드리게스는 매우 효율적인 슈팅 능력을 지녔다. 16강전 우루과이를 상대로 로드리게스는 3개의 슈팅으로 2골을 뽑아냈다. 아래 그림 중 왼쪽은 지난 시즌 AS모나코와 낭트의 리그앙(1) 경기에서 나타난 로드리게스의 슈팅 기록이다. 4개의 슈팅으로 역시 2골을 터트렸다.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우루과이를 상대로 터트린 선제골이었다. 아래 그림을 보자. 아크 정면에 있는 로드리게스는 동료의 헤딩 패스가 자신에게 날아옴을 인지했다. 그 순간 그는 볼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돌려 자기 뒤쪽 상황을 확인한다. 찰나의 관찰로 로드리게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 마크맨과의 거리, 골문 위치를 한꺼번에 파악해냈다.

다음 그림은 해당 득점 장면에서의 연속 슈팅 동작이다. 패스를 받기 전부터 이미 "슛을 때려야 한다"는 마음을 굳혔기 때문에, 볼이 가슴에 닿기 전부터 이미 상반신의 각도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가슴 트래핑 자체가 '패스를 받는 동작'이 아니라 '슈팅을 위한 볼컨트롤'이 되어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정확한 볼 임팩트 능력까지 보태져 이번 대회 최고의 슈퍼골이 탄생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제패한 독일 국가대표팀이 자국 IT기업인 SAP솔루션을 활용해서 화제다. 훈련과 경기 중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수치를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재가공함으로써 유의미한 데이터로 활용했다. 물론 이런 분석이 결정적이라곤 할 수 없다. 세계적 강호는 대부분 이런 류의 전력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 및 해석을 하는지는 해당 국가의 협회 및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능력이다.

그러나 이렇게 그라운드 밖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은 분명히 의미를 가진다. 리오넬 메시의 우승 실패가 개인보다 팀으로서의 능력이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트렌드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28년 전, 아르헨티나는 사실상 마라도나 혼자 우승시켰다. 아쉽게도 후배 메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마라도나보다 메시의 실력이 떨어져서일까? 그렇지 않다. 현대 축구는 이제 더 이상 선수 개인이 활약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전력강화를 위해 엄청난 리소스를 투입한 팀들만 출전하는 월드컵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글=홍재민, 사진=포포투스탯존/월드컵중계영상 월드 No.1 풋볼 매거진...포포투 한국판(www.fourfourtwo.co.kr)☆☆포포투 한국판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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