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017년 개막작은 공포물, 무서운 슈퍼매치가 온다

임성일 기자 2017. 3. 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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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 늪에 빠진 서울 vs 무승부가 두려운 수원
2017년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은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다. 늘 부담스럽지만, 이번 대결은 공포스러울 정도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심리적 봄을 알리는 3월의 시작과 함께 2017년 K리그도 드디어 막을 올린다. 올해는 관용적 어구인 '막이 오른다'는 표현이 꽤 적절해 보이는 K리그다. 클래식도 챌린지도 섣불리 예상키 어려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어찌 진행될지 모르는 시나리오, 영화처럼 짜릿한 결말을 떠올리면서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를 실제 영화관에서 진행했을 정도다.

그런 측면에서 공식 개막전도 안성맞춤이다. K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흥행카드이자 최대 라이벌전인 '슈퍼매치'로 정해졌다. FC서울과 수원삼성, 수원삼성과 FC서울이 5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부러 짠 것은 아니다. FC서울이 2016년 K리그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수원삼성이 FA컵 정상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닝 무대에 초대됐다. 언제 어느 때고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슈퍼매치가 겨우내 좀이 쑤셨던 축구 팬들을 자극시킬 개막전에서 성사됐으니 금상첨화다.

지금까지 시즌 '첫 번째' 경기로 슈퍼매치가 열렸던 적은 2번뿐이다. 2006년 3월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개막전에서는 두 팀이 1-1로 비겼다. 그리고 2011년 3월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그해 개막전은 원정팀 수원의 2-0 승리로 끝났다. 6년 만에 다시 상암벌에서 뜨거운 승부가 펼쳐진다.

보는 이들은 흥미진진이다. 하지만 두 팀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부담되는 승부이기도 하다. "슈퍼매치는 언제나 1경기 이상의 영향을 준다"는 식의 통상적 압박이 아니다. 현재 두 팀의 처한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까닭이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두 팀은 시즌을 시작한 상태다. 이미 조별예선 2경기를 소화했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다. K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FC서울은 2전 전패를 당했다. FA컵 트로피를 전리품으로 들고 아시아 무대에 나선 수원은 2무승부다.

서울은 2월21일 상암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내내 잘 싸웠으나 상대 스트라이커 헐크에게 한방 얻어맞고 패했다. 그때는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8일 우라와 레즈 원정에서 2-5로 참패한 것은 제법 충격이 크다. 수비라인이 완벽히 무너졌다. 2경기에서 보여준 공격력도 신통치 않았다.

수원은 2월2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일본에서 펼쳐진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은 그리 나쁜 결과가 아니다. 하지만 3월1일 홈에서 열린 광저우 헝다와의 2차전도 2-2 무승부로 끝났을 땐 마음이 무거웠다. 매머드 클럽 광저우와 비긴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이기던 경기가 또 무승부로 끝난 내용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수원은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18번이나 비겼다.

요컨대 두 팀 모두 승리라는 결과물이 절실하다. FC서울이 만약 무릎을 꿇는다면 시즌 시작부터 3연패 수렁에 빠지게 된다. 비중이 큰 라이벌전 패배까지 겹친다면 탈출하기 쉽지 않은 터널이 이어질 수도 있다. 게다 2라운드는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관심의 팀' 강원FC와의 원정경기다. 좋지 않은 기운을 털고 가야한다.

수원도 다르지 않다. 어지간한 배경이라면 적진에서의 무승부도 만족할 수 있는 슈퍼매치다. 하지만 지금에서의 또 다시 무승부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전해줄 수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의 18무를 승으로 바꿔놓고 싶다"는 절실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심지어 2라운드 상대는 전북현대다. 배수진을 쳐야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번 슈퍼매치는 K리그 기준(정규리그+리그컵) 80번째 만남이다. 전체 성적은 수원이 32승19무28패로 앞서지만 최근 정규리그 6경기에서는 서울이 3승3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실 앞선 기록들은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만이 필요할 뿐이다.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지금 확실한 것은, 이번 만남의 장르는 공포물이라는 것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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