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 전북 늑장 징계하더니 결국 '솜방망이'
팬들 눈높이와 달리 경남 징계와 비슷한 수준 '짜맞추기'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소속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건네 징역형을 받은 전북 현대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의 징계가 결국 솜방망이에 그쳤다.
연맹은 지난 5월 불거진 심판매수 사건에 대한 징계를 질질 끌더니 4개월 만인 30일 내린 상벌위원회의 결정은 승점 9점 감점이다.
연맹은 애초 지난 7월 초 전북을 상벌위에 회부하려다 해당 스카우트 차모 씨의 재판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미뤘다.
그리고 8월 중순에 다시 계획했다가 1심 선고가 난 이후로 또 연기했다. 그러면서 시간은 3개월 가까이 지나갔다.
작년 12월 대표이사가 심판들에게 수천만 원을 뿌린 경남 FC의 경우 검찰 발표 이후 즉각적으로 징계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
하지만 3개월 이상 끌면서 이날 내린 징계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벌위는 경남 FC의 징계 사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벌위의 결정은 축구 팬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경남은 당시 대표이사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서 승점 10의 감점과 제재금 7천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경남이 클래식 소속 팀이었다면 챌린지로 강등될 수 있었다. 챌린지(2부리그) 소속이었던 탓에 승점 감점으로 대신했다.
국내 프로축구는 현재 클래식과 챌린지로 나뉘어 있고, 챌린지 밑으로는 더는 떨어질 리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심판매수는 승부조작과 같이 프로축구의 존립기반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 강력한 처분을 내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연맹 상벌위는 그런 비판에 아랑곳없이 경남의 사례를 전북에도 적용했다.
대표가 직접 심판을 매수한 경남이 승점 10을 받은 만큼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준 전북에는 이보다 낮은 승점 감점의 징계를 내린 것이다.
결국, 9개월 전 경남에 대해 내린 솜망방이 처벌의 틀을 깨지 못했다.
현재 연맹의 상벌규정은 심판매수 및 불공정 심판 유도 행위가 있었을 경우 해당 구단에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는 제명이다.
심판매수 사건이 발생했을 2013년에는 연맹 규정에 구단에 대한 제명이나 자격정지 징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연맹은 경남에 내린 징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북에 징계를 내려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강력하게 징계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K리그는 국내 팬들로부터 더욱 신뢰를 잃었고, 대외적으로는 위신이 크게 추락했기 때문이다.
축구계 한 인사는 "K리그가 스스로 품격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에서 일벌백계를 해야 했다"며 "이번 결정을 보면 K리그의 신뢰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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