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팬들이 만든 불쾌한 한-중전 포스터

김태석 2016. 9. 1. 15: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팬들이 만든 불쾌한 한-중전 포스터



(베스트 일레븐)

축구 경기에 전쟁과 관련한 포스터라니 정말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남의 나라를 침략한 역사를 미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욱 불쾌하다. 한국 축구를 꺾고 싶다는 중국 축구팬들의 열망이야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감정까지 해칠 수 있는 이런 과한 포스터를 제작할 이유가 있나 싶다.

오늘(1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그룹 1라운드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중국과 맞붙는다. 이 경기를 앞두고 한국과 중국의 축구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는데,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상에서 논란이 될 만한 포스터가 등장했다.

1950년에 발발한 한국 전쟁에서, 북진을 통해 북한 지역을 거의 점령했던 국군과 UN군이 남하해야 했던 결정적 이유로 제기되는 중공군의 한국 전쟁 개입을 연상케 하는 포스터다. 포스터에 새겨진 글귀도 ‘웅규규 기앙앙 과과압록강(雄赳赳 气昂昂 垮过鸭绿江)’, 풀이를 하자면 '힘차게 압록강을 건너자'는 뜻이다. 이는 압록강을 넘어 한국 전쟁에 뛰어든 중공군에 대한 묘사이며, 실제로 당시 중공군이 불렀던 군가 중 일부라고 한다. 게다가 양국의 국기를 살피면 태극기는 엉터리로 제작되어 있다. 태극 문양 곁에 자리한 건곤감리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한국인들의 국민 감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해 있다.

하단에 중국축구협회(CFA)와 2018 러시아 월드컵 공식 엠블럼이 자리해 이것이 중국축구협회가 발표한 공식 포스터인 듯한 느낌까지 준다. 하지만 이 포스터는 중국축구협회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중국축구협회는 웨이보를 통해 1일 한국전, 6일 심양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리게 될 이란전에 대한 중국 국가대표팀 경기 일정과 도전에 대한 취지를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했다. 즉, 이 문제의 포스터는 중국팬들이 교묘하게 중국축구협회의 뜻이 담겼다고 오해하게끔 만든 것이다.

팬들이 특정 경기를 전후하고 SNS상에서 경기에 대한 의미를 담는 이미지를 제작하는 건 한국이나 중국이나 늘 있는 일이나, 담긴 내용이 과하며 의도도 대단히 불순해 한국 팬들의 감정을 건드린다. 가뜩이나 외교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 관계를 떠올리면, 이 포스터에 담긴 내용은 대단히 문제가 많다.

한편 이날 한-중전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중국 팬들이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에 할당한 1만 5,000장의 티켓이 완판됐으며, 개별적으로 티켓을 구매해 입장할 중국팬들까지 추산하면 대략 3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축구 경기를 통해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고 라이벌 의식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됐다면 참으로 좋았을 텐데,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 간 감정이 악화되는 일이 빚어져 유감스럽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중국 SNS 스포츠 커뮤니티 <레스포츠> 캡처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