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님, 이번엔 틀렸습니다

최용재 2016. 6.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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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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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은 항상 옳았다.

그는 한국이 2014 브라질월드컵 참패로 절망에 빠졌을 때 등장해 다시 희망을 안겨준 인물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등으로 감동을 안겼고,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전승을 거두며 꿈을 제시했다.

탁월한 리더십과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까지 겸비한 그는 '갓틸리케'로 불렸다. 이 때문에 그의 선택은 모두의 지지를 받았고, 그의 행보는 모두가 옳다고 느꼈다.

그런데 그가 처음으로 틀렸다.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레드불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 경기에서 첫 실패를 경험했다. 1-6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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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명도 필요 없는 대참사였다. 찬사는 사라졌다. 비판 받아 마땅한 졸전이었다. 선수들의 기량부족이 원인이라고? 맞다. 하지만 일부다. 팀 전체의 문제였다.

당연히 수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 선발 과정부터 전술, 정신력 등 이번엔 '틀림 투성이'였다.

◇유럽파 실패

유럽 최강자를 만나서일까. 그는 선수 발탁을 향해 그동안 지켜왔던 냉정한 시각을 잃어버렸다.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하면 발탁하지 않는다'는 철학은 일부 유럽파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흥민(24·토트넘)과 기성용(27·스완지시티)이라는 핵심들도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린 한계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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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소속팀이 없는 윤석영(26)과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이다. 활약이 미미했던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선발로 나섰다.

윤석영 크로스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지동원 공격력은 물음표만 남겼다. 이들의 발탁이 틀린 선택이었다고 입증됐다.

◇전술 실패

전술적으로도 완벽히 실패했다.

객관적으로 한국은 절대 열세다. 일반적으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수비에 집중한 뒤 역습을 노린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 수비 라인을 과감히 올렸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드진을 보유한 스페인 중원을 상대로 압박 맞짱을 떴다.

대량실점은 당연한 결과다. 공격 전술도 단순했고 역습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운영 방식의 미숙함이다. 같은 방식으로 약팀과 강팀을 상대했다. 약팀에는 강하지만 강팀에는 한 없이 약한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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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처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전반 0-3으로 뒤졌다면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어야 했다. 이것이 감독의 역량이다. 그런데 어떤 변화도 없었다.

후반 전략도 흐름도 의지도 바뀌지 않았다. 결국 3골을 더 허용했다. 골키퍼 김진현(29·세레소 오사카)이 전반에 완전히 무너졌지만 교체하지 않은 것도 오점이었다.

◇투지 실패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지를 자극시키는 것 역시 감독의 역할이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참패 뒤 그는 "계속 실점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무너졌다"고 자책했다. 실력이 안 되면 '깡'이라도 보여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하지 못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던 거스 히딩크(70) 감독 시절 0-5 패배에도 당당히 뛰었다.

그런데 슈틸리케팀 수비수들은 두려워 뒤로 물러나기 바빴다. 위축된 공격수들은 '소녀슛'만 날렸다. 골키퍼 김진현도 정신적으로 무너진 것이다. 정신력에서도 대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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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준 파악 실패

"이기기 위해 준비했다. 경기장 위에서 경기력 차이가 느껴지지 않도록 하겠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다. 경기 뒤 "이렇게 차이가 클 줄 몰랐다. 유럽과 아시아 축구의 격차를 느꼈다"고 말이 바뀌었다.

그의 '결정적 틀림'은 바로 한국 축구의 수준과 경쟁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시아 약체들을 상대로 거둔 연승이 유럽과의 격차를 줄여주지 않는다. 아시아가 아닌 유럽을 상대로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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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한국 축구 현 상황을 냉정하게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한국 축구를 잘 아는 감독이라면 현실과 맞는 전술을 들고 나왔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스페인과 한국의 격차를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통감했다. 20년 만에 6실점을 한 이유다.

◇책임은 실패하지 않기를

"감독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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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방법은 하나다. 5일 열리는 유렵의 강호 체코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전술, 경기 운영, 위기 대처, 정신력 등 변화를 줘 한국 현실에 맞게 강팀을 가장 효율적으로 상대하는 법을 보여줘야 한다. 지더라도 얻을 건 있다. 비판을 찬사로 바꿀 기회다.

이번에도 참패한다면 월드컵 본선은 차치하더라도 최종예선에서의 희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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