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일탈?' 전북, 꼬리자르기가 웬 말이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6. 5. 2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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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해당 스카우터는 구단에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

행여나가 역시나였다. 전북 현대는 일단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카우터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대체 이런 심판매수라는 큰 사안이 개인의 일탈이라는 게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 누가 보더라도 꼬리자르기가 아닌가.

사건의 발단은 22일 늦은밤 부산 지역 언론으로부터였다. `2013년 J구단 스카우터가 유리한 판정을 대가로 금품수수로 심판 매수를 했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보도는 다음날 오전부터 전 언론에 퍼졌다. 결국 `J구단'이 전북 현대임이 밝혀졌고, 전북 역시 이를 인정하고 검찰수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뜻을 밝혔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문제는 전북이 이같은 엄청난 스캔들을 스카우터 개인의 일탈로 몰고 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은 “해당 스카우터는 구단에 보고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개인의 행동에서 비롯된 사건이지만”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맺음말로 공식입장을 갈음했다.

참으로 황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일개 스카우터가 구단에 보고도 없이 개인적으로 팀을 잘봐달라며 심판에게 금품을 건넬 수 있다는 것인가. 스카우터가 재벌이나 부자가 아닌 이상 개인 사비를 털어 심판에게 줄 이유가 무엇인가. 정말 그 스카우터가 재정적으로 넉넉하고 전북이라는 구단에 대한 애정이 넘쳐 어떻게 해서든 이기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저질렀다 해도 ‘전북 현대’ 소속으로 저지른 일인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전북은 꼬리자르기를 통해 사태를 모면하려한다. 역사상 최악의 스캔들로 비화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전북은 결백만 주장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여기는 걸까.

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물론 K리그에서도 모두 정상을 노리는 최고의 명문클럽이다. 전주성으로 일컫어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매경기 수만명의 관중이 초록 유니폼을 입고 스트레스를 풀고 주말을 즐긴다. 그런 팬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을 전북 구단은 꼬리자르기로 도망치려한다.

전북은 공식성명을 통해 “적절치 못한 행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진실규명을 위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과문 내용은 좋았다. 진정성도 느껴졌다. 그러나 개인의 일탈로 끌고간 대목만은 설득력이 없다. 전북은 정말 성심성의껏 검찰 조사를 받고 진실 앞에 서야만 그동안 일궈온 명문구단의 이미지 실추를 조금이나마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명가는 꼬리자르기로 더 몰락하고 있음을 전북은 알아야한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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