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의 포항 고별전은 해피 엔딩이었다

2015. 11. 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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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항, 이균재 기자] 황선홍(47)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 고별전은 해피 엔딩이었다.

포항은 29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라이벌 FC서울과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38라운드) 홈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포항은 승점 66으로 2위 수원(승점 67)에 밀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직행권 획득에는 실패,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서울은 승점 62, 4위로 마쳤다.

포항 레전드인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10년 지휘봉을 잡아 5년간 쉼없이 달려왔다. 2012년 FA컵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K리그 최초로 더블(리그와 FA컵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황 감독은 올해를 제외하곤 외국인 선수 없이 유스 선수를 지속적으로 발굴, 육성하면서 꾸준한 성적을 냈다. 포항 특유의 색깔을 내면서 '스틸타카' 등의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황선홍 감독의 고별전은 아름다웠다. 포항 구단은 레전드 황 감독을 기념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50개 한정판 패키지를 판매했고, 특별 입장권을 제작해 당일 발매했다. 포항과의 5년간 추억을 담은 매치데이매거진 특별판도 관중에게 제공했다. 기념촬영을 원하는 팬을 위해 황 감독 포토존을 설치했다. 기념클래퍼도 1만장 배포했다. 경기 후에는 팬들이 작성한 롤링페이퍼를 황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포항 서포터즈도 경기 시작 전부터 황선홍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다. 황 감독은 "평소와 똑같다"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와 감독으로 선의의 경쟁자이자 라이벌이었던 최용수 서울 감독은 "황 감독의 끊임없는 도전이 상당한 자극이 됐다"며 "K리그를 한 단계 끌어올린, 팬들에게 존경받는,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말이 필요 없는 분"이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포항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고무열, 신진호, 박성호, 심동운 등 주축 자원들이 부상으로 명단 제외됐다. 강철 전사들은 필승을 다짐했다. 황선홍 감독의 또 다른 비상을 기원하며 '우리 마음속 영원한 황새'라는 문구를 유니폼 상단에 새기고 서울전에 나섰다. 포항은 경기 초반 서울에 흐름을 내주며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최재수가 포항과 황선홍 감독에게 귀중한 선제골을 선사했다. 전반 16분 아크 서클 프리킥 찬스서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상대 골키퍼도 손 쓸 도리가 없는 환상 골이었다. 최재수는 골 세리머니로 황선홍 감독과 격한 포옹을 나눴다. 끝이 아니었다. 포항의 전 선수가 황선홍 감독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수장의 뒤안길을 씁쓸하지 않게 할 정든 제자들의 작별 인사였다. 포항은 후반 35분 몰리나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추가시간 강상우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황선홍 감독에게 잊지 못할 작별 선물을 건넸다.

포항 서포터즈도 하프타임 때 황선홍 감독에게 마지막 선물을 바쳤다. '감독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늘 감독님 곁에는 우리가 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황선홍 감독과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환송식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황선홍, 그는 스틸야드를 떠났지만 포항의 역사엔 영원히 기억될 이름이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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