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호 결산] 무득점.. 그래도 이승우는 성장한다

김태석 입력 2015. 10. 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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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철호 결산] 무득점.. 그래도 이승우는 성장한다

(베스트 일레븐)

이승우에게 2015 FIFA(국제축구연맹) 칠레 U-17 월드컵은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을 무대다. 더 많은 걸 보이고 싶었을 듯싶기 때문이다. 비록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골보다 더 귀중한 경험을 얻었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깨우친 것이다.

29일 오전 8시(한국 시각), 칠레 라 세레나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 포르타다에서 킥오프된 2015 FIFA(국제축구연맹) 칠레 U-17 월드컵 16강전서 한국이 벨기에에 0-2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전 11분에 선제골, 후반 22분 추가골을 허용하며 두 골 차로 졌다. 조별 라운드에서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던 한국은 벨기에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회 도전을 16강전에서 마쳐야 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대표팀은 멋진 스타트를 보이고도 허망하게 대회를 마무리했으니 무척이나 아쉬울 듯하다. 특히 에이스라는 기대감을 짊어졌던 이승우는 더 그랬을 것이다. 세 경기를 치르며 골을 터뜨리지 못한 데다, 벨기에전에서는 패배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악몽 같았을 뼈아픈 페널티킥 실축을 범했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던 대회는 절대 아니었다. 바로 팀원으로서 전술에 녹아들며 팀 플레이에 대한 눈을 떴다는 점이다.

기실 이승우에게는 어떤 상황이든 돌파할 수 있는 특급 개인기의 소유자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었다. 세계적 명문 바르셀로나로부터도 잠재성을 인정받는 자원일뿐더러, 아시아 무대에서 압도적 기량을 뽐내며 비범한 재능을 뽐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U-17 레벨의 실력이 성인 레벨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U-17 월드컵은 국가 대항전이긴 해도 결국은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보다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자양분을 주는 중간 과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승우는 이번 대회를 결코 빈손으로 떠나는 게 아니다. 이승우는 이번 U-17 월드컵에서 최진철호가 가뿐하게 16강 진출에 오름에 있어 전술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소임을 수행했다. 유주안·오세훈 등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동료를 살리는 처진 스트라이커, 때로는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두루 소화하며 최진철호가 득점 찬스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 돌파구 구실을 했다. 찬스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팀이 찬스를 만들어 경기에서 승리하는 과정에 있어, 이승우는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해냈다. 더군다나 최진철호의 16강 진출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강력한 전방 압박과 조직력 구현에 있어서도 힘을 보탰다.

정신적 면에 있어서도 동료가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수비진에 자리한 주장 이상민과 더불어 끊임없이 파이팅을 불어넣어 선수들이 끝까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연령대 경기에서는 멘털 면에서 흔들림이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제법 많은데, 적어도 한국의 경기에서는 이런 약점이 보이지 않았다.

아시아 무대에서 골 폭풍을 일으키며 스타 기질을 유감없이 뽐냈던 지난해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느껴지긴 한다. 주연이 아니라 조연의 소임이었기에 임팩트도 기실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하지만 이승우가 향후 시니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깨우쳐야 할 덕목이었다. U-17 레벨에서는 몇몇 특출 난 선수의 개인 기량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만, 기실 이 무대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단계일 뿐이다. 결국 팀과 함께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는 선수가 훗날 대성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이승우에게 있어 배움의 장이었고, 이승우는 주어진 전술적 소임을 충실히 해내면서 한 단계 도약할 만한 경험을 얻었다. 이승우의 활약상을 단순히 페널티킥 실축이라는 뼈아픈 장면 하나로 저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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