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 간판스타 떠난 K리그, 질 저하 막아야

박병헌 2015. 7. 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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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 선두(11골)를 달리던 전북 현대의 간판 공격수 에두, 수원 삼성의 '인민루니' 정대세 등 리그 간판 스타들이 하루 간격으로 해외리그로 돌연 떠났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린 지 열흘 만에 K리그에 강풍이 몰아친 결과다. 국내 리그에서 현대자동차와 삼성이 후원하는 두 명문 구단이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리그의 베팅에 무너졌다.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은 지난 8일 핵심 공격수인 정대세의 일본 J리그 시미즈 펄스행을 발표했다. 마땅한 대체요원이 없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시미즈가 건넨 러브콜을 이겨낼 방법이 없었다. 9일에는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전북이 국내 최고 연봉 공격수인 브라질 출신의 에두를 중국 2부리그의 허베이 종지로 이적시켰다. 전북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중국 구단의 파격적인 제안에 에두를 넘겨줬다.

중국과 일본리그가 K리그의 우수 자원을 데려가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 이후 데얀과 하대성(이상 베이징 궈안), 이근호(엘 자이시) 등 많은 스타가 K리그를 떠났다. K리그는 이미 선수를 팔아서 구단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는 '셀링 리그'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과 일본, 중동시장은 K리거를 영입하는 현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거액의 이적료와 함께 현재 연봉보다 2∼3배를 제안받은 선수들에게 "팀을 생각해 남아 달라"는 애원성 발언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박병헌 선임기자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공격수인 정대세와 에두가 시즌 도중 전격적으로 해외로 이적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스타선수들의 이탈로 리그가 질적으로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그들의 우려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지만 스포츠를 매개체로 비즈니스를 하는 게 프로의 현실이다. 클럽팀 간에 이해관계에 따라 하나의 상품인 선수들의 이적이나 임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게 프로의 생리이며 기본이다. 거액의 이적료를 발생시키고 해외로 떠나는 선수들과 해당 구단을 결코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프로 스포츠는 철저하게 자본과 흥행의 논리가 적용되는 곳이다. 이적시장이 열리면 거액을 투자해서 해외에서라도 좋은 선수를 사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K리그에도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 좋은 선수를 팔 환경은 충분히 마련됐다. 하지만 구단들은 거액의 이적료를 챙겼다고 희희낙락해서는 안 될 일이다. 리그의 질이 떨어지는 폐해를 막는 게 우선 과제다. 끊임없는 투자로 확대재생산을 통한 구단의 경기력 향상은 리그의 흥행에도 직결되고 경영수지에도 보탬이 된다. 유소년 선수 육성 등 좋은 선수의 육성 및 발굴, 영입은 구단의 재산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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