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본 부천FC, 잃어버린 본색 찾을까
[스포츠한국 안산=김명석 기자] 승리는 놓쳤다. 그러나 가능성을 봤다. 부천FC1995가 잃어버린 '본색'을 되찾을 발판을 마련했다.
부천은 10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경찰청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아쉬운 결과였다.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는 표현보다 '승리를 놓쳤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이날 부천은 슈팅수 19-4의 압도적인 우위 속에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골대 불운과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쉽게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적지에서 상대를 압도한 경기력만큼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부천은 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기 시작해 후반 중반까지 거세게 상대를 몰아쳤다. 수비수로 나선 강지용 이학민을 제외하면 모든 선수들이 슈팅을 기록할 만큼 무서운 공세였다.
특히 다양했던 공격패턴과 과감한 슈팅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중원을 지킨 김영남은 정확한 롱패스를 통해 공격의 흐름을 바꿨다. 부천의 공격을 조율하며 안산 수비진을 무너뜨린 이현승의 활약도 여전했다.
또 김륜도 김영남 호드리고 등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도 적극적인 슈팅으로 상대를 웅크리게 만들었다. 이날 부천이 기록한 19개의 슈팅 중 12개가 유효슈팅으로 연결될 만큼 위협적인 장면들도 많았다.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 이러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것 자체가 값진 결실이었다. 반등을 위한 가능성을 본 까닭이다. 특히 최근 부천의 상황을 돌아보면 이날 경기력이 의미하는 바는 더욱 컸다.
부천은 지난달 최진한 감독이 경질된 뒤 송선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송 감독대행 스스로 "당황스러웠다"고 표현할 만큼 갑작스러운 교체였다. 이 경기는 송선호 감독대행 체제로 치르는 부천의 4번째 경기였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최근에는 2연패까지 당했다. 서울이랜드, 상주상무에 연거푸 패배했다. 분위기를 바꿀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날 안산전을 통해 선보인 경기력은 반등을 위한 전환점이기에 충분했다.
경기를 마친 송선호 감독대행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면서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어 그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 조금만 더 가다듬는다면 더 좋은 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천본색(富川本色), 부천 본연의 모습을 찾겠다던 부천이 그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holic@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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