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유지? NO, 흑자 시민 구단 창단".. 안산의 목표는?

김태석 2015. 5. 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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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고후)

경·군팀을 도시가 유치하는 배경 중 하나는 바로 값싼 인건비다. 병역 의무 때문에 나라에 묶인 선수들을 불러다 선수로 활용하기 때문에 구단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수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물론 경·군팀 자체가 프로 논리와 대척점에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특수 여건상 어쨌든 프로팀으로 대우받게 되는 만큼 경제 논리에 있어서만큼은 경·군팀을 따라갈 만한 시스템이 없다.

그러나 이 경·군팀이 구단 존립의 목적 자체로 남아서는 안 된다. 앞서 언급했듯 엄연히 프로 논리에 위배되는 데다, 경·군팀에 속한 선수들이 연고지에서 활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떠한 사회 공헌 활동과 프로모션도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팀을 떠나는 선수들이 발생함에 따라 팬들이 팀에 정을 붙이지 못한다는 게 가장 치명적이다. 전역 혹은 징집 해제로 말미암아 떠나는 선수들은 팀 전력에도 마이너스 요소다. 감독들은 이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다 진을 뺀다.

따라서 경제 논리에만 입각해 경·군팀을 부여잡겠다는 자세를 취해서도 안 된다. 과거 광주광역시가 연고지 협약 종료 후 시민 구단 창단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려다 팬들의 큰 비난을 받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경찰청 프로축구단이 연고지로 삼는 안산은 어떨까? 아직까지는 구상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적어도 광주가 밟았던 시행착오는 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안산은 경찰청 축구단과 언젠가 헤어진다는 걸 분명히 염두에 두고고 있다. 그리고 경찰청 축구단이 떠난 후 안산을 대표하는 시민 구단이 있어야 한다는 점 역시 뇌리에 새기고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을 비롯해 안산 관계자들이 멀리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까지 찾아 중소 도시를 연고로 삼고도 엄청난 자생 능력을 자랑해 모범 구단으로 꼽히고 있는 반포레 고후를 실사하고 배우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찰청 축구단만 바라보고 그저 남아 주는 걸 바라는 것보다 언젠가 다가올 이별의 순간을 위해 해외 성공 사례를 배우고 한국과 안산 실정의 맞춰 접목시킬 벤치마킹을 모색하고 있다.

제 시장은 "경찰청 축구단과 관계가 지금 상황에서 달라진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 구조로는 영원히 갈 수 없다. 구단 뜻대로 선수를 뽑지 못하고, 현재 뛰는 선수들도 안산에서 경기만 할 뿐 남아 있지 않는다. 안산에서 자란 유소년 선수들이 우리 팀에 들어갈 수 있고 병역까지 수행할 수 있다면야 모르겠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질의해 보니 긍정적 답변은 없더라. 우리 지역 유소년 선수들을 잘 가르쳐서 우리 팀에서 쓰지 못한다면 우리 팀이 나아가야 할 목적이 사라진다"라며 경찰청 축구단과 현재 관계에 설명했다. 언젠가 이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

이어 제 시장은 "나는 생각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예전부터 안산시에 관계된 분들이 프로축구단 창단을 많이 생각하더라. 그래서 경찰청 축구단을 통해 프로축구를 적은 예산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은 운이 매우 좋다. 돈을 크게 들이지 않고 경험해 보면 향후 시민 구단으로 전환할 때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안산시 지역 정서가 프로축구단을 원하는 점, 경찰청 축구단을 통해 남들이 부러워할 법한 프로축구단 경영 노하우를 쌓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 시장은 아직은 막연하긴 해도 안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에 대한 구상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안 시장이 떠올리는 안산 시민 구단 목표는 지금까지 도·시민 구단이 감히 떠올리지 못하고 있다. 바로 흑자 시민 구단이다.

제 시장은 "반포레 고후처럼 100개가 넘는 기업이 구단을 스폰서하고, 그중 가장 큰 기업과 시가 함께 구단을 돕는다면 충분히 시민 구단을 만들 수 있다. 1년에 50억~60억 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력이 되고, 반포레 고후처럼 효율적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면 흑자 구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때문에 우리는 1부리그 승격이라든지 최다 관중 인기 구단 같은 것보다 어느 무대에 있든 흑자룰 내며 경영할 수 있는 시민 구단을 만드는 게 최종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흑자를 남기는 구단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외지인들이 대부분인 시민이 축구단을 통해 안산시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막연하지만 목표점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제 시장을 비롯한 안산 관계자들은 11일 고후시청과 우미노 가즈유키 반포레 고후 회장을 방문해 십 수년 전 문을 닫을 뻔한 구단을 회생시키고 J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중 열기와 탄탄한 건전한 팀으로 만든 반포레 고후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계획이다. 일본에서 되는 게 한국에서 안 될 게 없다고 보는 안산의 목표, 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흑자 구단이 이번 고후 방문을 계기로 시민 구단 창단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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