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패 우승', 긍정과 부정 요소

손병하 입력 2015. 4. 21. 10:37 수정 2015. 4. 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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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전북 현대가 한국 프로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전북은 지난 18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전북은 이 승리로 K리그 역사상 최다인 22경기 연속 무패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입때껏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에 녹색 깃발을 꽂은 것이다.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최고 자리에 오른 전북의 시선은 이제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서른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우리 프로축구 역사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또 다른 대기록, '무패 우승' 신화에 도전하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일뿐더러 K리그 클래식이 워낙 변수가 많은 리그라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 역사에 없었던 무패 우승

K리그는 다른 나라 프로축구 리그에 비해 팀 간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 투자가 경색해진 요즘엔 더 그렇다. 그래서 연속으로 리그를 제패하는 팀도 나오기 어려운 실정이다. K리그에서 연속 우승 기록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정상에 오른 성남 일화(現 성남 FC)가 유일하다. 이후 열한 번의 우승 팀이 나왔지만, 이 중 연속으로 왕좌를 차지했던 팀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올 시즌엔 그 없었던 역사에 도전할 만한 자격을 갖춘 팀이 등장했다. 전북이다. 전북은 제주전을 통해 22경기 연속 무패란 신기록을 썼다. 전북은 지난해 9월 6일부터 시작된 무패 행진을 올해 초반까지 이어 가고 있다. 그 결과 22경기 연속 무패란 새로운 기록을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그 22경기 속에는 무승부가 다섯 번 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승리(17승)다. 순도도 상당히 높다.

▲ 무패 우승의 부정적 요소

물론 전북이 2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새로운 기원을 열었어도 한 시즌을 무패 우승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먼저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 전북은 팀당 38경기를 치러야 하는 올 시즌 이제 고작 일곱 경기를 소화했을 뿐이다. 전체 시즌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미약한 시작이다. 더해 앞서 언급했듯 팀 간 전력 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또 있다.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다. 전북은 수원 삼성·FC 서울·성남 등과 함께 K리그를 대표해 ACL에 참가하고 있다. K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울산 현대나 포항 스틸러스 등 다른 우승 후보에 비해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해 체력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전북의 무패 우승이 녹록지 않은 또 다른 이유다.

▲ 무패 우승의 긍정적 요소

그러나 앞서 언급한 부정적 요소만 있는 게 아니다. 못잖게 긍정적 요소도 많다. 가장 먼저 언급할 부분은 팀 전력이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가장 안정적 전력을 갖췄다. 공격수부터 수비까지 틈이 없다. 더블 스쿼드를 갖추고도 남을 만큼 선수 숫자도 풍부하다. 여기에 '이기는 법을 아는' 최강희 감독까지 있어 약점을 찾기 어렵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아직 팀 전력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에도 많은 선수가 바뀌어, 팀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않았다. 기존 선수와 새로운 선수들 간 호흡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은 것이다. 시간이 흘러 선수들 간 호흡이 일치하고 조직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긍정 요소는 자신감과 긴장감의 적절한 공존이다. 자신감은 최근 열린 경기들에서 지지 않으며 선수들이 얻은 무형의 재산이다. 전북 선수들은 요즘 하나같이 "경기에 나서면 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한다. 실제로도 무패 행진을 거듭하다 보니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상태다.

자신감만 충만하다면 전북의 내일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긴장감이 함께 공존하고 있어 자신감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전북은 뛰어난 선수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 간 격차가 적다. 당연히 팀 내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선수들이 "실전보다 자체 청백전이 더 힘들다"라고 말할 정도다. 이렇다 보니 늘 긴장감이 흐른다.

이렇게 전북은 무패 우승이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여러 긍정 요소를 갖췄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부정적 요소도 적잖다. 무엇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섣부른 기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 어느 때보다 무패 우승에 도전할 만한 역량을 갖춘 팀이라는 점이다. K리그 역사상 손꼽을 만한 강팀의 면모를 두루 보이고 있으니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게 불가능하게 보이지 만은 않는다.

전북 캡틴이자 에이스 이동국은 제주전이 끝난 후 목표 하나를 제시했다. 이동국이 말한 목표는 "무패 우승"이었다. 이동국은 22경기 연속 무패 신기록을 썼으니 아예 무패로 우승하고 싶다는 자신감 담긴 바람을 피력했다. 섣불리 장담하는 스타일이 아닌 이동국 입에서 무패 우승이 나와 기대감이 커졌다. 어쩌면 우리는 서른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K리그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팀의 '오늘'을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사진=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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