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전술과 기술의 아름다운 만남..'슈퍼' 슈퍼매치

풋볼리스트 2015. 4. 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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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한국프로축구의 소문난 잔치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된 KBS 1TV의 지상파 중계도 날을 제대로 만났다.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클래식 2015' 7라운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양 팀 감독의 전략과 스타 선수들의 기술, 2만 6천여 관중의 응원열기가 맞물리면서 역대급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야말로 '슈퍼' 슈퍼매치였다. 희대의 명승부의 주인공은 홈팀 수원이었다. 산토스 공백 잊게 한 서정원의 대처법, 중원 시소게임경기 전부터 서정원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전술 대결이 치열했다. 산토스를 부상으로 잃은 서정원 감독은 이상호와 권창훈의 '중원 시소'로 대처했다. 체력전을 예상한 최용수 감독은 후반전에 승부수를 준비했다. 선제골 허용 후 민첩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겼다.수원삼성은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선발 명단 구성 운용의 폭이 넓지 않았다. 4월에만 8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 일정에 대한 부담은 서로 같았지만, 수원은 경기를 앞두고 미드필더 산토스가 무릎 부상, 수비수 민상기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서정원 수원 감독은 서울전에 4-1-4-1 포메이션을 썼다. 미드필드 라인은 김은선이 포백 라인을 보호하고, 이상호와 권창훈이 좌우 측면의 염기훈, 서정진과 나란히 섰다.이상호는 본래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해왔고, 권창훈은 고교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가를 높였다. 올 시즌 서정원 감독은 두 선수를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다. 중앙에 서지만, 측면과 전방으로 변화무쌍한 스위칭 플레이를 펼치며 상대 수비를 흔들고 있다.서 감독은 산토스가 부상으로 빠진 공격 공백을 두 선수를 통해 메우겠다고 말했다. "둘 중 하나가 올라간다. 시소처럼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좌우에서 두 선수가 번걸아 침투하며 측면 공격 및 원톱 정대세와 연계 플레이를 매끄럽게 펼쳤다.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며 여러 선수를 통해 빌드업을 펼친 수원은 결국 시소처럼 움직임 미드필드 진을 통해 골을 만들었다. 전반 22분 오른쪽으로 빠진 권창훈으로부터 공격 전개가 시작됐다. 서정진이 좌측으로 길게 넘겨준 대각선 패스를 염기훈이 이어 받아 문전으로 크로스 패스를 보냈다.정대세가 염기훈의 크로스 패스를 헤딩을 떨궈준 순간 문전까지 침투한 선수가 이상호였다. 권창훈이 뒤로 물러서고, 서정진도 배후로 빠져있자 빈 공간을 향해 맹렬히 내달렸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고 마무리도 깔끔했다.선제골 이후인 전반 28분에도 비슷한 공격 장면이 결정적인 슈팅으로 연결됐다. 염기훈의 왼쪽 측면 크로스 패스를 정대세가 다시금 헤딩으로 떨궈주고, 이상호가 문전에서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며 아쉽게 무산됐다.전반 34분에는 정대세가 이상호의 후방 침투 패스를 받고 문전 좌측에서 결정적인 패스를 문전으로 빼줬는데, 이상호가 뒤로 물러나 있자 권창훈이 매섭게 달려들었다. 간발의 차이로 늦어 마무리 슈팅까지 매듭을 짓지 못했으나 수원의 중원 시소가 서울 수비를 정신 없이 흔든 것이다.

발빠른 최용수의 대처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후반전에 에벨톤과 박주영을 투입할 것"이라며 승부수를 뒤로 미뤄뒀다. 선제골을 내주면서 계획이 어긋났다. 전반 35분이 지나자 벤치에 앉아있던 박주영과 에벨톤에 몸을 풀도록 지시했다. 최 감독은 "선제골이 일찍 들어가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며 슈퍼매치에서 기선제압의 중요성을 말한 바 있다.정작 교체 카드를 먼저 꺼내야 한 쪽은 수원이었다. 전반 42분 라이트백 오범석이 나오고 신세계가 투입됐다. 곧바로 전반 43분에 서울이 몰리나의 직접 프리킥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수원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서울은 경기 중 부상을 입은 차두리를 빼고 전반 추가 시간에 에벨톤을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줬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박주영까지 투입했다. 이미 득점이 나온 이상 최 감독은 승부수를 띄울 시간을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경기는 충분히 달아올랐고, 결정을 지어줄 선수가 필요했다. 슈퍼플레이어…알고도 못 막는 염기훈 왼발, 정대세 2골 2도움하지만, 승리의 열쇠를 먼저 찾은 쪽은 수원이었다. 후반 3분 문전에서 서정진의 크로스 패스를 받은 정대세는 자신에게 수비가 몰린 상황에서 슈팅 욕심 대신 이타적 패스를 택했다. 올 시즌 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하며 득점 보다 도움 기록을 쌓고 있는 정대세의 패스가 염기훈에게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줬다.

최근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온 염기훈의 왼발은 빗나가지 않았다. 염기훈은 강력한 마무리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8경기 연속 포인트를 올린 염기훈은 여세를 몰아 후반 7분 어시스트까지 보탰다. 예리한 왼발 코너킥으로 이상호의 헤딩 추가골을 도왔다.힘과 스피드가 뛰어난 차두리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서울은 염기훈을 막지 못했다. 중원 시소에 이어 공격진에서도 정대세와 염기훈, 서정진이 오르락 내리락 시소처럼 움직이며 서울 수비 압박의 빈틈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개인 능력과 팀의 조직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최근 공식 경기 7연속 무패를 달려온 수원은 라이벌 서울을 만나 2015시즌 들어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며 8연속 무패에 도달했다.수원은 올 시즌 치른 총 11번의 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이어갔지만, "먹은 만큼 더 넣으면 된다"는 서 감독의 지론이 빅버드를 찾은 2만 6천여 관중을 더 즐겁게 했다. 수원은 후반 22분 정대세가 한 골을 더 추가했다. 후반 45분에는 염기훈의 스루 패스를 정대세가 다시금 마무리했다. 5-1 대승으로 수원이 슈퍼매치를 정복했다. 앞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것에 이어 멀티 득점까지 올린 정대세는 슈퍼매치에 걸맞은 슈퍼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보였다. 엄기훈도 1득점 2도움을 올리며 슈퍼매치의 슈퍼플레이어로 이름값을 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그래픽=한준 기자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레알, 로페테기 관심?...안첼로티는 "남는다"[EPL 포커스] 무리뉴의 첼시, 언제나 맨유에 강했다스승 상대하는 조성환, "승점 1점은 바라지 않아"[아.축] 카타르 시즌 끝, 한국인 5명 1~4위 '우등생'[인:팩트] 슈퍼매치 목표시청률 '3%'의 의미[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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