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그때 그 시절] ① FC서울 입단 비화

윤태석 2015. 3. 17.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간스포츠 윤태석] 2015시즌 K리그 클래식의 시계는 박주영(30)과 함께 돈다. FC서울이 지난 10일 박주영 복귀를 발표했다. 파급력은 대단했다. 박주영 환영식이 열린 14일 전북 현대와 홈경기에는 3만2516명의 관중이 상암벌에 운집했다. 박주영은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4월 초 복귀할 예정이다. 일간스포츠는 10년 전인 2005년 FC서울에 입단해 K리그에 신드롬을 몰고 왔던 그를 재조명하는 [박주영 그때 그시절] 시리즈를 연재한다. ①편은 <박주영의 FC서울 입단 비화>다.

2005년 FC서울 입단 기자회견 당시의 박주영.

사진출처=중앙일보 DB

"감독 제안까지 한 구단도 있었지만 자존심 상해서 거절했다."

청주대 조민국(52) 감독에게 10년 전 박주영의 FC서울 입단 스토리를 물었다. 당시 고려대 지휘봉을 잡았던 조 감독은 대구 청구고에 다니던 박주영을 스카우트했고 이듬해 FC서울로 보낸 장본인이다. 그는 "(박)주영이 대해서 할 말이 참 많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주영 프로 전향 당시 고려대 은사였던 조민국 현 청주대 감독.

청구고에 다니던 박주영이 고려대를 간 것부터 전격적이었다.

청구고 사령탑은 연세대 출신 변병주(54) 감독. 축구계에서는 박주영이 대학을 가면 연세대에 입학할 것이고, 아니면 프로로 직행할 거라 봤다. 조 감독은 "나도 주영이를 짝사랑했다. 데려올 엄두가 안 나서 보기만 했다"고 밝혔다. 박주영이 고3이 되던 2003년 초, 조 감독은 일면식도 없던 박주영 어머니로부터 만나자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3~4시간 대화를 나눴다. 헤어지면서 어머니가 '감독님, 주영이 영입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스카우트에 덤벼들었다"고 회상했다. 왜 고려대였을까. 조 감독은 "그때 고려대 출신 이천수(34·인천), 김정우(33·바니야스) 등이 모두 국가대표가 됐다. 고려대에 오면 아들이 더 성장하리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주영 입학에 앞서 조 감독은 학교 교수회의에 선수평가서를 제출해 허락을 받아야 했다. 박주영이 전국민적인 스타가 아닐 때라 축구를 잘 모르는 교수들을 설득하는 것이 과제였다. 고심하던 조 감독은 '이천수를 능가할 재목이다'고 썼다. 당장 교수회의에서 조 감독을 호출했다. "교수들이 장난치지 말고 솔직히 말하라며 다그쳐서 '진짜 이천수보다 크게 될 선수'라고 강하게 밀어붙였다"며 껄껄 웃었다.

고려대 재학 당시 박주영(가운데)가 '2004 험멜코리아배 전국대학축구대회' 고려대와 아주대의 결승전에서 아주대 수비수들을 제치고 슛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출처=중앙일보 DB

고려대 입학하자마자 프로 구단들의 스카우트 전쟁이 시작됐다. 조 감독은 "주영이는 우리가 데리고 있기에 너무 큰 그릇이었다. 1학년 뒤 해외든 국내든 프로로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에 따르면 박주영 영입은 축구단을 넘어 모기업 차원의 자존심 경쟁 양상을 띠었다. 조 감독은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이 어윤대 고려대 총장을 만나 박주영을 수원 삼성으로 보내달라'했다더라. 그런데 그 전에 이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어윤대 총장과 사석에서 식사하며 박주영을 FC서울에 달라고 했고 어 총장이 약조를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박주영의 입단 당시 FC서울 단장이었던 한웅수 현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어윤대 총장 접촉설을 부인했다.

FC서울 관계자들의 증언은 조금 다르다. 박주영 입단 때 FC서울 단장이었던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구단주(허창수 회장) 차원의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당시 마케팅 팀장이었던 FC서울 이재하 단장도 "구단주께서 그런 말씀까지 직접 하셨겠느냐"며 "이완경(당시 축구단 사장) 사장도 고려대 출신이라 어윤대 총장은 물론 이만우 고려대 체육위원장과도 각별했다. 또 어윤태 전 사장도 어윤대 총장과 인척 지간으로 가깝다. 이런 저런 인연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 전까지 박주영은 울산 현대행이 유력했다고 한다. 역시 고려대 출신으로 축구 OB 회장인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이 당시 울산 부단장이었다. 울산은 박주영 전에 이천수와 김정우 등 고려대 출신 대어급을 싹쓸이하고 있었다. 조 감독은 "오 회장께 (그 전에 이천수, 김정우가 다 울산에 갔으니) 이번에 주영이는 힘들 것 같다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수원 삼성도 적극적이었다. 조 감독은 "수원의 제안은 한 마디로 파격이었다"면서도 자세한 이야기는 꺼렸다. 당시 수원 단장이었던 안기헌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예전 일을 지금 말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조 감독은 "상무를 뺀 나머지 프로 구단 모두 뛰어들었다. 감독 제안까지 한 구단도 있었지만 선수 덕을 보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도 LG(FC서울의 전신) 선수 출신이고 어윤대 총장님 말씀도 있고 해서 주영이, 어머니와 상의해 FC서울로 보내게 됐다"고 했다.

박주영(왼쪽에서 세 번째)은 2006년 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어윤대 고려대학교 총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모습도 보인다.

FC서울이 박주영 학창 시절부터 공을 들인 것도 한몫 했다. 이재하 단장은 "2002년부터 청구고 선수들이 우리 구단 훈련장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조광래(현 대구FC 사장) 감독 시절에는 청구고를 조 감독 고향인 진주로 초청해 연습경기도 했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서 박주영은 2005년 2월28일 FC서울 유니폼을 입는다. FC서울은 물론 K리그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②편에 계속>

최악의 스포츠 노출 사고…'민망 그 자체'

미녀 판독법? '여성의 쇄골에 물 붓고 그 물 빨아..'

시도 때도 없는 노출…섹시한 피트니스女…누구?

김성근 감독이 '단독 꼴찌' 라는 말에 보인 반응은?

女배우, 생방송 중 치마 입고 '쩍벌'..충격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