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데이] ACL-K리그 병행하는 김학범 감독의 묘수 '무계획론'

김태석 2015. 3. 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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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홍은동)

동계 훈련 기간에 만났던 김학범 성남 FC 감독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라는 한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을 병행해 본 선수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해외 원정 경기이라는 새로운 경험에 설레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사흘 터울로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것에 다소 겁을 먹는 이들도 있었다.

김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조별 라운드와 리그 일정을 병행하는 전반기의 과밀한 일정에 함몰될 경우 성남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체력적으로 관리가 안 되다보니 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추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즉, 김 감독은 전반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2015시즌 성남의 성과를 좌우한다고 봤다. 계획을 세워야 할 김 감독의 중심 잡기가 성남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김 감독은 반대로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5일 오후 1시 30분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에 자리한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미디어 데이를 통해 만난 김 감독은 "그저 당면하는 경기만 노릴 뿐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당장 7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전북 현대전"이라고 선언했다.

체계적 계획을 수립하고 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을 치르는 전북·수원 삼성·FC 서울과 다른 해법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김 감독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거론했다. "몇몇 선수가 이런 일정을 소화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못하다.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획을 세운다한들 이를 수행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차라리 힘들더라도 경기 일정에 따라 경험치를 쌓아가는 게 더 낫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인 것이다.

김 감독은 부리람 유나이티드(1-2패), 감바 오사카(2-1승)전을 거친 게 선수들이 두 대회를 한꺼번에 치르는 '감'을 쌓는데 크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백 마디 말보다 한번 경험하는 게 낫다"라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이렇다 할 계획과 구상 없이 큰 대회를 오가며 시즌을 치르겠다는 김 감독의 복안이 언뜻 맨땅에 헤딩하는 듯한 무모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성남이 처한 현 상황을 감안하면 외려 현명한 방침이 아닐까 싶다. 힘들어도 다가오는 일정에서 만나는 상대를 차례로 깨겠다는 성남의 '도장깨기'식 시즌 소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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