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우승 날 관중 1100명 .. 축구가 차였다

송지훈 2014. 11. 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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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리그 운영, 괜찮습니까"유럽식 단일리그로 돌아가자" 3년째 경기당 관중 1만명 안 돼 스토리 만들고 경기 수 늘려야"한국엔 플레이오프 제도가 맞다" 당장 주목 끌고 기억에 남기 좋아 아르헨·네덜란드·벨기에도 운영

스포츠 관계자들의 메시지는 준엄했다. 갈수록 주목도가 떨어지는 프로축구의 '위기'를 인정하고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축구계와 비축구계의 목소리가 다르지 않았다. 리그 방식 개편이 첫 단추다. 중앙일보가 국내 스포츠계 인사 100인(축구계 50인+비축구계 50인)에게 전화 설문을 한 결과 기존의 스플릿 시스템(시즌 막판에 상위 6팀과 하위 6팀으로 그룹을 분리해 경기 진행)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71%에 달했다. 지난해 축구계 인사 100인 설문 결과(스플릿 폐지 72%, 유지 2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6강 플레이오프를 도입했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 관중이 1만명 이상이었던 프로축구는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한 2012년부터 3년 연속 7000~8000명대로 떨어졌다. 대안으로는 유럽식 단일리그(36%)와 정규리그 후 플레이오프(35%)가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단일리그 복귀를 주장하는 이장수(58) 전 광저우 헝다 감독과 플레이오프(PO) 신봉자 한준희(44) KBS 축구해설위원을 만나 대안을 들어봤다.

 - 스플릿 시스템을 반대하는 이유는.

 한준희: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우도 1등급, 내신도 1등급을 선호한다. 2등급이나 그룹B는 한 단계 낮은 걸로 인식하고 눈길을 주지 않는다. 스플릿 시스템의 그룹B에서 진행되는 강등 싸움은 철저히 '그들만의 리그'일 수밖에 없다.

 이장수: 스플릿 시스템은 형평성이 떨어진다. 그룹B에 내려갔다는 이유만으로 남은 경기를 다 이겨도 챔피언이 될 수 없다. 그룹B 공격수가 하위팀들을 상대로 대량 득점해 득점왕이 될 수도 있다. 경쟁은 공평한 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

 - (이 감독이) 단일리그를 주장하는 이유는.

 이: 100년 넘는 역사를 쌓은 유럽리그 대다수가 단일리그를 채택했다는 사실이 정답을 말해준다. 단일리그가 밋밋할 거라는 주장도 있지만, 중요한 건 스토리를 쌓는 거다. 전통을 갖고 꾸준히 가야 한다. 1983년 출범한 이후 K리그 진행 방식이 무려 11차례나 바뀌었다. 축구인들도 2000년에 플레이오프였는지 단일리그였는지 헷갈린다.

 - (한 위원이) PO를 주장하는 이유는.

 한: 나 역시 PO가 만병통치약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는 재미가 있어야 사람들이 주목하고 기억하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명승부 톱10을 꼽으면 대부분 PO 시절 경기다. 1996년 5명이 퇴장당한 울산-수원의 챔피언결정전, 1998년 울산 골키퍼 김병지의 골, 1999년 수원 공격수 샤샤가 일으킨 신의 손(핸드볼 골) 논란 등이다. PO가 주목받으면 TV 중계도 늘어난다.

 - 일본 J리그도 2015년부터 PO를 도입한다.

 한: 일본 뿐만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전·후기 우승팀이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슈퍼 파이널을 진행한다. 멕시코·네덜란드·벨기에 또한 각자 상황에 맞는 PO 제도를 갖고 있다.

 이: J리그의 결정은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겠지만, 머지 않아 단일리그로 환원하리라 본다. 2007년 '파리아스 매직(파리아스 감독의 정규리그 5위 포항이 PO 거쳐 우승)'은 포항에겐 경사였지만, 한 시즌 동안 흘린 땀의 가치를 훼손한 결과라 는 축구인들도 많다. PO는 스포츠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도박에서 마지막 베팅 기회를 주는 것과 다를 게 있나. 다른 종목들이 활용한다고 해서 따라가려는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한: PO를 한탕주의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FA컵처럼 처음부터 토너먼트만으로 치르는 대회도 있다. 정규리그 1위가 존중받아야 하는 건 맞지만, PO 우승팀 또한 주어진 제도에 적응하고 전략을 잘 세운 팀이 아닐까. K리그 팀들이 '파리아스 매직' 이후 토너먼트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안전제일주의만 고집하면 흥미도 반감된다.

 - 리그 시스템의 이상적인 운용 방식은.

 한: 아르헨티나 슈퍼 파이널, 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현재 1~3위에 부여)을 고려한 4강 PO가 합리적이다. 정규리그 경기 수가 부족하다면 FA컵을 매 라운드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단일리그 는 경기 수를 늘려 팬들과 교류할 기회를 갖자는 데 있다. 강행군이 될 수 있겠지만 4라운드 44경기를 추천한다.

송지훈·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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