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기적은 없었다. 1년만에 맛본 K-리그 클래식 무대는 아픔이었다.

상주의 K-리그 챌린지 강등이 사실상 확정됐다. 남은 1경기, 기적의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상주가 2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클래식 37라운드에서 전남에 1대3으로 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상주는 승점 31을 기록해 FA컵 결승 일정으로 한 경기 덜 치른 11위 성남(승점 34)과의 승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강등 확정은 26일 혹은 리그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성남이 26일 열리는 인천 원정에서 무승부 이상을 수확하면 상주의 강등이 확정된다.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2위다. 성남이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고 상주가 29일 열리는 최종전에서 경남을 제압해도 강등이 유력하다. 이 경우 상주는 성남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지만 골득실차(성남 -9, 상주 -25)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무려 16골차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강등의 철퇴를 맞을 운명을 눈앞에 뒀다. 2012년 9월, 상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클럽 라이센스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남은 14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부리그(현 챌린지)로 강제 강등됐다. 상주는 경기 보이콧을 선언했고 잔여경기는 모두 0대2 패배로 기록됐다. 그러나 2014년에는 순수하게 성적에 의해 강등을 당할 처지다. 이로써 상주는 K-리그 승강의 역사에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상주는 2012년 최초의 강등팀, 역대 최다 강등팀, 2013년 최초의 승격팀 등 오명과 명예를 역사를 동시에 안게 됐다.

상주의 강등은 예견된 수순이다. 전역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약화됐다. 상주는 순위 싸움이 한창 진행되는 9월 13명의 '병장'들을 전역시켰다. 13명이 빠져나가 28명으로 팀을 운영했다. 그나마 5월에 한상운 강민수 등 6명을 추가 입대시켜 부상자, 징계자에 대한 위험성을 줄였다. 그러나 전역한 선수들의 무게감까지 채우지는 못했다. 이근호(엘 자이시) 이 호 이재성(이상 울산) 이상호 하태균(이상 수원) 김민식 김동찬 이승현(이상 전북) 유지훈(부산) 등 전역자가 베스트 11의 대부분이었다. 주로 그라운드를 밟는 교체 멤버도 대거 포함됐다. 전역 인원 수는 선수단의 30%였지만 전력 손실은 70% 이상이었다. 새롭게 구성된 베스트 11은 엇박자를 냈다. 7~8명의 주전이 바뀌었으니 조직력이 나올리가 없었다. 동계 전지훈련없이 바로 시즌에 돌입한 것과 같다. 전역자 발생전인 7~8월까지 7~9위의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상주의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9월 이후 2승3무9패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순위 추락이 시작됐고 강등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시즌 중 전역자가 발생하는 군팀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전역자 발생을 최소화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전역자들이 발생하는 9월 이전에 최대한 승점을 많이 벌어놨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강등 현실을 받아들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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