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 전북, 뭘 해도 다 된다

손병하 입력 2014. 11. 23. 11:34 수정 2014. 11. 23. 11: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되는 집안은 뭘 해도 된다"라는 옛말이 있다. 좋은 분위기와 흐름을 타고 있으면 악재도 피해간다는 뜻이다. 좋은 기운이 워낙 세서다. 물론 되는 집안이 되기 위해 남몰래 흘린 땀과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결국 되는 집안이라는 건 좋은 집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대가라고 할 수 있겠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이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요즘 최고의 되는 집안은 단연 전북 현대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챔피언에 올랐고, 그것도 모자라 각종 기록을 생산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더해 선수들의 고른 활약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말 그대로 뭘 해도 되는 집안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 지난 22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에서 홈팀 수원 삼성을 2-1로 꺾었다. 이 경기에서 전북은 후반 3분 수원 정대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9분과 44분 이승현과 정혁이 거푸 골을 터트리며 짜릿한 2-1 승리에 성공했다. 이 승리로 전북은 팀 창단 후 최다인 9연승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경기는 전북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무실점과 연승 기록을 이어가려는 전북 선수들 의지보다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볼 수 없다는 수원 선수들 의지가 더 강했기 때문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경기 전 이 점을 걱정했는데, 흐름은 예상대로 수원이 주도권을 쥐고 전북을 밀어 붙이는 것으로 이어졌다.

후반 3분 정대세의 선제골이 터질 때만 하더라도 최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되는 것 같았다. 정대세의 골은 승리에 다가서는 골이었고, 무엇보다 지난 8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던 전북 골문을 여는 의미 있는 골이었다. 그래서 연속 경기 무실점 행진이 깨진 전북은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전북은 되는 집안의 힘을 과시하며 역전승을 일궜다. 더군다나 그 역전승 주역이 후반 교체 투입된 이승현과 정혁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 만하다. 두 선수는 0-1로 뒤지던 후반 28분 카이오와 김남일을 대신해 들어갔는데, 공교롭게도 교체 투입된 두 선수가 동점골(이승현)과 역전골(정혁)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긴 것이다.

이승현과 정혁은 올 시즌 전북에서 주전이라 부를 수 없는 이들이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각각 군 복무(이승현)와 부상(정혁)을 겪었기에 제대로 팀에 기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진 기량이 탁월한 이들이라 기회만 주어지면 제몫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기존 멤버가 워낙 잘하고 있어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런 이들이 연승 기록을 늘리는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승리를 안겼으니 이 또한 되는 집안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수원전에서 역전골을 터트린 정혁을 보며 최 감독이 전에 없던 환한 미소를 보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 감독은 정혁의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 너무나도 밝은 미소를 보였는데, 정혁이 중요한 역을 해내자 그간 선발 출전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이 조금 사그라진 것이다. 최 감독은 "정혁에게 미안했는데 이 골로 그 미안함이 좀 사라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밝게 웃은 것 같다"라며 또 한 번 밝게 웃었다.

이렇게 전북은 올 시즌 되는 집안의 힘을 분명하게 보이고 있다. 그 결과 K리그 클래식을 점령하는 것은 물론이고 팀 창단 후 최다 연승이란 신기록까지 썼다. 더해 K리그 클래식과 이전 K리그까지 더한 1부리그 최다 연승인 10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도 얻었다. 아울러 백업에 머물렀던 선수들까지 각자 몫을 해내면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게 됐다. 뭘 해도 되는 집안, 전북의 질주가 챔피언이 된 후에도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닷컴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