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FA컵 결승전, 지략과 지략의 싸움

손병하 2014. 11. 21. 11: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지략과 지략의 싸움이다. 누가 판을 잘 준비하느냐, 그리고 누가 자신이 만든 판 속에 적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대표하는 두 '지략가' 최용수 FC 서울 감독과 김학범 성남 FC 감독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서울과 성남이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두 팀은 오는 23일 오후 2시 15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A컵 결승전서 프로와 아마를 총망라한 2014년 챔피언 자리를 다툰다. 아울러 우승 팀은 다음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출전권도 손에 쥐게 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단판 승부로 진행되는 FA컵 결승전 관전 포인트는 양 팀 사령탑에게 집중돼 있다. 최 감독과 김 감독 모두 단기전 승부에 능한 지략의 고수들일뿐더러 한 경기를 위해 준비하는 전술적 혜안이 빼어나기에 그렇다.

먼저 최 감독은 풀타임 3년 차의 젊은 지도자지만 명장이 될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2012시즌에는 K리그 클래식을 제패했고 2013시즌에는 ACL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열린 ACL 결승 1·2차전에서는 아시아 최강 팀 중 하나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두 경기 모두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은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해도 데얀·하대성·아디 등 팀 전력 절반 가까이가 빠졌음에도 각종 대회에서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최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각종 대회에서 서울을 상위권에 올려 명장으로 가는 초석을 닦았다. 단순히 성적만 좋았던 게 아니다. 최 감독은 한 시즌을 길게 끌고 가는 운영 능력은 물론이고, 꼭 이겨야 할 단판 승부에서도 빼어난 전술 선택 능력을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상대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그에 맞는 맞춤형 전술 개발에 특히 뛰어났던 것이다. 서울은 이번에도 최 감독의 맞춤형 전술 개발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도 두말이 필요 없는 지략가다. 김 감독은 팀을 조직적으로 강하게 조련하는 데 대단히 능하다. 올해도 지난 9월 성남으로 복귀한 뒤 망가진 팀을 불과 한 달 만에 되살리는 놀라운 힘을 보였다. 그 결과 성남은 FA컵 준결승전에서 우승 후보 전북 현대를 꺾고 결승전에 진출하는 등 최근 들어 확실한 달라짐을 보이고 있다.

김 감독 최대 장점은 상대 허점을 간파해 파고드는 능력이다. 상대 선수 개개인의 습관부터 시작해 상대 감독의 전술적 특징까지 해부하는 데 능하다. 그래서 김 감독의 능력은 단기전에서 빛을 볼 때가 많다. 꼭 이겨야 할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놀라운 집중력과 적중률로 상대를 무너트리는 힘이 강한 것이다. 그래서 성남도 김 감독에게 의지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올 시즌 FA컵 결승전은 지략가와 지략가의 대결이 불꽃을 튀길 것이다. 신세대 지략가와 구세대 지략가 간 자존심 싸움이라고 표현해도 문제없겠다. 과연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두 지장(智將) 중 누가 승장(勝將)으로 남을까? 최 감독과 김 감독의 지략 싸움이 곧 그 막을 올린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일레븐닷컴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