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신화] 풀백 콤비 장원석-임창우, 대전서 이룬 반전

한재현 2014. 8. 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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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생에서 반전은 한 번씩 찾아온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좋아도 불운과 팀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없는 선수들이 간혹 있다. 이로 인해 이적 또는 임대를 통해서 반전을 이루려 하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임대에 너무 인색했던 K리그에 조금씩 바람이 불고 있다. 올 시즌 제주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에서 임대 이적으로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측면 수비수 콤비 장원석(28)과 임창우(22)도 반전을 이뤄냈다. 좋은 실력을 갖췄음에도 전 소속팀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해 자신의 기량은 물론 팬들 뇌리 속에서도 잊혀지는 듯 했다. 비록 클래식 아닌 챌린지이지만, 두 선수는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대전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대전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맞이한 두 선수의 무한질주는 이제 시작이었다.

- 대전 유니폼을 입은 후 지난 8개월을 돌아보자면?

장원석(이하 원석):

팀에서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해 후배들이 많아서 편하다. 김은중, 김한섭 형 다음으로 나이가 많을 정도다. 하고 싶은 데로 다하고 산다.(웃음)

임창우(이하 창우):

울산에 있을 때 나이 차 큰 형들이 많아서 다가가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원석이 형 말대로 대전은 나이가 비슷한 형들이나 후배들이 많아서 적응하는데 편하다.

- 현재 컨디션과 여름 혹서기로 인해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원석:

예전에는 체력관리에 많이 쓰지 않았지만, 올해는 한약과 양약 가릴 것 없이 먹고 있다. 술도 안하고 쉬는 날 몸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인가. 오히려 술은 창우가 잘 먹고 있다.

창우:

원석이 형 말과 달리 시즌 중에는 잘 안 마시는 편이다. 이제 프로 5년 차인데 올해 경기를 많이 뛰고 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어떻게 체력관리를 하는 지 모르겠다. 더워지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있다. 왠지 신인 같은 느낌이다.

-지금 팀이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각자 느끼는 팀 분위기는 어떤가?

원석:

친구이자 주장인 윤원일이 모범을 보이고 있다. 우리 같은 나이 많은 선수들은 훈련과 경기에서 열심히 뛰자는 생각밖에 없다. 프로에서는 크게 말을 하지 않으나, 생활면에서 어긋나는 부분을 살짝 지적하는 편이다. 원일이가 자체 벌금을 걷기도 한다. 벌금은 상조회비로 선수끼리 회식이나 식당 아주머니들께 용돈을 드리기도 한다. 후배들에게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창우:

우리가 안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준비를 잘하면 문제는 없다. 만약 문제가 생겨서 하락세를 타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할 때도 있다.

- 지금 대전에 없어서는 안될 양 쪽 풀백 들이다. 서로의 장점을 평가하자면?

원석:

창우는 스피드 마스터일 정도로 공격 전개 있어서 탁월한 선수다. 크로스까지 좋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좋아질 것이다. 나랑 반대 있어 호흡까지는 모르겠다. 멀리서 소리쳐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것 같다.

창우:

원석이 형 같은 경우 공격적이다. 백패스가 거의 없다. 전진 패스가 성공하면 좋은 찬스가 됐는데, 뺏기더라도 다시 뺏을 수 있어 편하게 할 정도다.

- 대전으로 임대 온 계기는?

원석:

제주 있었으면 경기를 못 뛰었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처음에는 챌린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많이 힘든 상황에서 왔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해졌다. 클래식과 챌린지간 차이는 크게 없다. 잘해서 클래식으로 다시 승격하면 된다.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는 말을 여기 와서 실감하고 있다.

창우:

지난해 말 군입대를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조진호 감독님께서 전화로 제의를 하셨고, 게임을 뛰기 위해서 어디든 가야 했기에 (챌린지라 해서)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입대했다면 이렇게 인터뷰는 물론 경기에도 뛰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의 한 수라 생각한다.

- 같은 경우 제주에서 함께 했던 윤원일, 정석민이 먼저 간 자체가 다행일 수 있을 것 같은데?(장원석)

이전에는 다른 선수들에게 게임에 못 뛰느니 뛸 수 있는 팀으로 찾아가라고 말했는데,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하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원일이가 빨리 오라고 재촉하더라. 적응하는데 있어 원일이와 (김)한섭이 형이 많은 도움을 줬다.

- 울산 시절 동료였던 최진수(안양)의 임대 성공도 영향을 미쳤는지?(임창우)

지난해 진수 형이 임대 가라고 조언을 했었지만, 필요성을 못 느꼈다. 시간이 지나니까 조급해지더라. 대전으로 이적할 때 진수 형한테 많은 조언을 받았다. 안양과 맞붙을 때 진수 형이랑 만나면 경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울산에 같이 있었을 때 경기에 뛰지 못하니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 챌린지가 생기면서 임대 활성화가 되고 있는데, 선수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 보는가?

원석: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인정을 받는 것인 만큼 많은 출전 기회 받는 점에서 챌린지는 좋다. 고마운 리그라 할 수 있다.

창우:

선수 입장에서 반갑다. 실력은 좋은 데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들이 많다. 많은 선수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데 자존심 상할 수 있다. 우리가 잘하는 모습을 보이면, 많은 선수들이 더 용기를 낼 것 같다.

- 두 사람 모두 주전 자리를 빨리 잡았다.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은?

원석:

일단 감독님 눈치부터 우선 봤다(웃음) 코치 선생님들께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스타일을 물어봤을 정도로 빨리 익혔다. 덕분에 잘 됐다.

창우:

조진호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다. 동계훈련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난 1월 AFC U-22 챔피언십 참가로 팀 합류가 다소 늦었는데, 울산 출신인 김종국 형 도움으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 조진호 감독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인해 공격 가담 비율이 상당히 높다.

원석:

반대로 감독님은 나에게 수비를 많이 주문하신다. 창우가 나가면 누군가는 뒤에서 받혀 줘야 한다. 초반에 세트피스에서 킥을 많이 차는데, 요즘은 마라냥이 대신해주고 있다.

창우:

내가 공격을 나갈 때 많이 나가라고 해서 부담 없이 나간다. 수비할 때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우선 수비가 가장 우선이고, 그 다음이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 전방에 있는 공격수들이 수비 가담을 해주기에 공격을 편하게 할 수 있었는지?

원석: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김찬희나 송주한이가 잘 어울리니까 소통이 잘 된다. 다독여주면 알아서 잘한다. 용병들이 잘하니 우리가 잘하는 것 같다.

창우:

외국인 선수들이 태클하고 몸싸움해주면서 수비 가담은 흔치 않았다. 아드리아노는 많이 안 뛰는 것 같지만, 열심히 수비 가담해주는 편이다. 내가 공격 가담하면 마라냥이 커버해주는데 고맙다. 클래식 용병들보다 낫다.

- 지금 2위권과 격차가 커서 대전 승격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망은?

원석: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뒤집어 지니까 아직 그럴 이야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창우:

그럴수록 부담된다. 주위에서 승격 확정이라 하지만, 잘해도 본전 실패하면 끝이라는 분위기이다. 방심 안하고 하던 데로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다.

- 올 시즌 좋은 활약을 유지하다가 원 소속팀으로 복귀를 고민할 지도 모르는데?

창우:

일단 그런 거 걱정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잘못 이야기 하다가는 울산, 대전 팬들에게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우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올 시즌 클래식 승격 뿐 만 아니라 어떤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가?

원석:

프로에서 우승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친구, 선배, 후배들이랑 마음 편히 술 한잔하고 재미있게 놀고 싶다.

창우:

클래식 승격, 아시안 게임, 연말 시상식에서 상 한 번 타보는 것이 목표다. 다 이루기는 힘들겠지만, 연말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안되더라도 기회는 많으니 마음을 비우면서 열심히 할 뿐이다.

인터뷰=한재현 기자

사진=장원석(좌)-임창우(우) Ⓒ인터풋볼DB, 대전 시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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